북한이 2일 오전 동해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북미가 오는 5일 실무협상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북측에서 공개한 지 불과 13시간 만이다. 전형적인 북한의 화전양면 전술로, 협상 테이블에서 북측의 요구를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미국에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 가까스로 살려낸 비핵화의 불씨를 더 키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속도를 내겠다는 우리 정부의 기대감에도 찬물을 끼얹은 도발이다. 북한이 무력시위의 수위를 점점 높임에 따라 협상이 삐걱댈 경우 한반도 안보 위기감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관련기사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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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전7시11분께 북한이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미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북극성 계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이 미사일의 최대 비행고도는 910여㎞, 거리는 약 450㎞로 탐지됐다.
이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군 당국은 고체엔진을 기반으로 한 ‘북극성-3형’ SLBM일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SLBM은 은밀하게 움직이는 잠수함에서 기습 발사할 경우 지상에서 쏘는 탄도미사일에 비해 탐지가 어려워 위협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야당 의원 등 보수 측에서는 곧바로 ‘9·19남북군사합의 무용론’을 꺼냈다.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오늘 발사된 북한 탄도미사일도 역시 9·19군사합의에 위배되지 않는 것으로 보느냐”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질의했다. 이에 정 장관은 “9·19군사합의에 나와 있는 문구에는 정확하게 그런(미사일 발사는 군사합의 위반) 표현이 없다”며 “다만 그런 군사적 긴장도를 높이는 행위들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영현·구경우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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