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전했다.
북한이 지난 2017년 그 존재를 공개한 ‘북극성-3형’을 실제 시험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비핵화 협상 재개 국면에서 신형무기 공개를 통해 방위력을 과시하고 미국을 압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2019년 10월 2일 오전 조선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새형의 잠수함탄도탄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통신은 “새형의 탄도탄 시험발사는 고각발사 방식으로 진행되었다”며 “시험발사를 통하여 새로 설계된 탄도탄의 핵심 전술 기술적 지표들이 과학기술적으로 확증되었고 시험발사는 주변국가들의 안전에 사소한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시험발사 성공은 외부세력의 위협을 억제하고 나라의 자위적 군사력을 더한층 강화하는데서 새로운 국면을 개척한 중대한 성과”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전날 오전 7시11분께 강원도 원산 북동쪽 17㎞ 해상에서 동쪽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의 최대 비행고도는 910여㎞, 거리는 약 450㎞로 탐지됐다. 북한이 고각발사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직접 공개함에 따라 정상 각도 발사시 비행거리는 더욱 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원통형의 미사일이 수중에서 발사되는 장면을 포함한 북극성-3형 발사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이중에는 미사일 발사 위치 바로 옆에 선박이 떠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수중발사대가 설치된 바지선을 끌고 온 견인선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북한이 기존 신포급(2천t급) 잠수함이나 지난 7월 공개된 신형 잠수함이 아닌 수중발사대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발사 현장에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북한은 김 위원장이 참석한 무기 시험발사의 경우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해왔지만, 이날 공개된 사진에는 김 위원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신형 무기 시험 현장에 불참한 것은 이례적으로, 오는 4~5일 시작될 미국과의 예비접촉 및 실무협상 등 비핵화 대화가 중요 국면에 있는 점을 고려해 대미 자극 수위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2017년 8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수중전략탄도탄 북극성-3’이라고 적힌 미사일 구조도를 노출한 바 있다. 이후 2년여 만에 실제 시험발사에 성공한 셈이다.
북극성-3형은 북한이 2016년 8월 시험발사에 성공한 기존 SLBM인 ‘북극성-1형’과 2017년 2월 이를 지상발사용으로 개조해 발사한 ‘북극성-2형’ 보다 사거리 등 기술력이 한층 향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감에서 북극성-1형과 2형의 사거리는 1,300여㎞라고 밝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 분석관은 “북극성-3형은 기존 북극성 1, 2형과 완전히 다르고 사거리는 최대 5,000km까지 추정된다”며 “중국, 러시아, 미국이 운용하는 SLBM 수준의 디자인을 이번에 새로 선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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