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레슬링 보는 재미까지, 노조위원장 선출
노조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해 오인배(강홍석)와 피엘레꾸(최광제)가 레슬링으로 맞붙은 장면은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재미가 돋보였다. 프로레슬러로 변신한 피엘레꾸는 등장만으로 폭소를 불러일으켰고, 노란색과 빨간색 옷을 입고 화려하게 등장한 오인배 역시 프로레슬링의 묘미를 한껏 살렸다. 여기에 육성으로 듣는 맛깔 나는 해설까지 더해져 실제 레슬링을 보는 것 같았다. “마치 주성치 영화 같았다”는 반응을 이끌어낸 황당한 액션 역시 웃음을 더했다. 원작에서 이 에피소드는 빠야족이 피엘레꾸인 척 돌아가며 싸워 이기는 내용이었으나, 드라마에선 피엘레꾸가 오인배의 급소를 공격하며 승리를 따내는 것으로 새롭게 각색됐다. 또한 피엘레꾸가 사과의 의미로 오인배에게 조그만 뿔을 주는 것으로 이어져 웃음 폭격의 절정을 이뤘다.
#2. 해바라기 꽃탈 단 한 컷으로, 역대급 엔딩
정복동(김병철)이 해바라기 탈을 쓰고 나오는 장면은 원작에선 한 컷의 이미지로 표현된 에피소드였다. 드라마에선 이 장면에 슬로우모션과 반짝이는 효과를 넣어 임팩트를 더했고, 정복동 뿐 아니라 문석구(이동휘)와 다른 직원들도 각양각색의 꽃탈을 쓰고 마트에 등장했다. 모두가 하나같이 진지한 얼굴로 아무렇지 않게 마트를 돌아다니니 오히려 정상적인 권영구(박호산)가 이상하게 보일 정도. 네이버웹툰 연재 당시에도 황당한 전개로 화제가 되었던 장면인만큼, “진짜 꽃탈을 쓸 줄 몰랐다”며 웹툰을 영상으로 실감나게 구현한 데에 시청자들의 호응이 이어졌다. 단 한 컷을 “어디서도 보지 못한 역대급 엔딩”으로 만들어낸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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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편의 뮤지컬 같았던 데스메탈 공연
SNS와 해당 게시판엔 2화 방송 내내 조민달(김호영)의 데스메탈 공연 장면이 어떻게 구현될지 기대를 표현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 원작처럼 기괴한 분장이 가능할지 궁금했던 것. 이에 조민달의 무대 위 등장은 드라마 속 관객 뿐 아니라 시청자도 놀라게 만들었다. 실사로 보니 분장은 더욱 괴기했고, 여기에 음산함을 더한 데스메탈 음악과 멋진 공연을 선사한 김호영의 호연까지 더해져 마치 뮤지컬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기 때문. 더불어 이 에피소드에 휴머니즘까지 더했다. 조민달의 아들 민형(기은유)의 등장으로 공포스러웠던 공연이 감동 뮤지컬로 오해를 받는 상황으로 전환된 것. “고퀄 뮤지컬”이라며 박수치는 관객들 덕분에 눈물을 찔끔거리다 배꼽을 잡게 됐다.
‘쌉니다 천리마마트’ 매주 금요일 밤 11시 tvN 방송.
최재경 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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