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신혼부부를 위해 마련된 공공주택 ‘신혼희망타운’의 당첨자 10명 중 1명은 40·5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첨 가구 절반 이상이 월 소득 540만원 이상으로 나타나 정작 주거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신혼부부’ 대신 고소득·장년층이 이득을 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4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받아 제출한 신혼희망타운 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분양한 하남 위례, 평택 고덕, 서울 양원지구 당첨자 1,134명 중 40~50대는 모두 118명(10.4%)이다. 40대가 113명, 50대가 5명으로 나타났다. 지구별로 보면 위례 36명(40대 35명, 50대 1명), 고덕 51명(40대 47명, 50대 4명), 양원 31명(40대 31명) 등이다.
‘신혼부부’ 기준에 나이가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통념상 40·50대 신혼부부가 전체의 10%에 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신혼부부가 아닌 가구가 상당수 포함됐으리라는 짐작이 나온다.
신혼희망타운에 당첨된 가구 소득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당첨 가구 중 절반 이상인 657명(57.9%)는 월소득(3인 가구 기준) 540만원 초과~648만원 이하였다.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540만원)의 100%~120%에 해당하는 가구의 숫자다. 월 소득이 540만원 이하라고 신고한 가구는 477가구(42.1%)로 절반 아래에 그쳤다.
신혼부부 주거 안정을 통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도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혼희망타운 당첨자 중 자녀가 없는 가구는 381명(33.6%)으로 전체의 3분의 1에 달한 반면, 3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는 50가구에 그쳤다.
신혼희망타운 세 곳의 인기는 입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하남 위례와 서울 양원지구에서는 당첨을 위해 가점 9점 만점이 필요했던 반면 평택 고덕지구는 4점으로도 당첨된 사례가 있었다. 분양가는 위례 55B형이 4억 4,517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고덕 46A형이 1억 9,884만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청약 경쟁률은 위례 55A형에서 143대 1로 가장 높았고 고덕 46B형에서 0.4대 1로 가장 낮았다.
김 의원은 “신혼희망타운의 도입취지를 이해하지만 실제 당첨 현황을 살펴보면 우려가 적지 않다”며 “저소득 신혼부부에 얼마나 기회가 부여됐는지, 막 결혼한 가정이 감당 가능한 분양가인지, 특정 지구의 입지적 요인으로 과도한 불로소득을 보장하는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LH는 출산 장려 등을 위한 제도 개선 건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LH 관계자는 “신혼희망타운은 혼인과 출산을 동시에 장려하고 있다”며 “자녀수 가점 항목을 상향해 동점시 자녀수가 많은 사람이 당첨될 수 있도록 국토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위례·고덕·양원 신혼희망타운 당첨자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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