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준 ‘A+’ 학점...대학생 638명 부모 교수 수업 들었다

5년간 163개 대학서 사례 확인

‘대학판 숙명여고’ 의심 큰데도

주의,경고 등 가벼운 처분만

자료:박경미 의원실

최근 5년 동안 638명의 대학생들이 교수인 부모의 강의를 듣고 학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14~2018 교수·자녀 간 수강 및 성적 부여 등 학사 운영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184개 대학 중 163개 대학에서 638명의 학생이 부모 교수의 수업을 들었다. 특히 교수 583명은 자녀 599명(2명 이상 포함)과 같은 학과에 소속돼 있었고 이 중 부모의 수업을 들은 학생은 376명(62.8%)이었다. 다른 전공이면서 부모 교수의 수업을 들은 학생도 많았다. 교수 2,347명의 자녀 총 2,494명 중 262명(10.5%)이 교수 부모의 수업을 찾아 들었다.



부모의 수업을 들으면서 고학점을 받아 ‘대학판 숙명여고’ 사태로 의심되는 경우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전북대 A 교수의 아들과 딸은 아버지와 같은 단과대학에 다니면서 아들이 아버지의 수업 7과목을 듣고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았고 딸은 8과목 중 7과목에서 ‘A+’를 받았다. 이들은 전과한 후에도 계속해서 아버지의 수업을 듣고 동일과목을 중복으로 수강해 고학점을 획득했다. 문제는 부정 사례가 적발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총 5개 학교에서 13건의 부정 사례가 확인됐는데 10건에 대해 주의·경고 등 가벼운 처분만 내려졌다. 박 의원은 “교수가 시험출제·성적평가를 하는 상황에서 자녀가 부모의 수업을 수강하는 것은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교육부의 실태조사와 대학의 관련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경운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