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과정에서 모바일 메신저의 단체대화방에 참여한 사람 모두의 정보를 수집한 것은 과잉수사가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6단독(오민석 부장판사)는 정진우 전 노동당 부대표 등 24명이 국가와 카카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팩스로 보낸 점만 잘못으로 보고 “국가가 정 전 부대표에게 1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정씨 등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는 집회를 조도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팩스로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에 전송했고 카카오는 정씨가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있던 대화상대 전화번호, 대화 일시, 내용, 사진 등을 경찰에 제출했다.
정씨와 시민단체는 이른바 대화를 주고받지도 않은 단체대화방 참가자들의 전화번호까지 압수됐다며 ‘카톡 검열’ 문제를 비판했다. 이어 당시 수사에서 경찰에 제출된 카카오톡 가입자 전화번호가 2,000개가 넘는 등 사생활 보호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침해됐다며 국가와 카카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단체대화방 참가자들의 전화번호는 모두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압수할 물건’에 속하기에 허용된 범위를 넘어선 개인정보가 압수됐다고 볼 수 없다”며 “단체대화방에서 정씨와 전혀 대화한 적이 없거나 정씨가 아닌 다른 이들끼리 대화를 나눈 제3자라 하더라도 그들은 모두 정씨와 이야기를 주고받기 위한 상대방으로 그 대화방에 들어간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카카오에 팩스로 송부한 것은 영장 원본을 제출해야 하는 형사소송법을 위반한 것이어서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이 일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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