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 대신 텀블러, 일회용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한다. 빨대는 사용하지 않는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내건 ‘친환경 소비생활 실천을 위한 생활수칙’ 내용이다. 생활수칙은 소비자뿐 아니라 사업자, 각계 전문가 등이 직접 참여한 국민참여자문단의 의견이 반영됐다. 소비자원은 이 생활수칙을 기반으로 지난해부터 다양한 친환경 캠페인과 실태조사, 소비자 교육 등을 진행했다. 대국민 캠페인을 펼치기에 앞서 소비자원 스스로 환경보호를 위해 솔선수범하고 있다. 원내에서 펼치고 있는 ‘일회용품 사용 제로화’가 대표적인 예다. 소비자원은 지난해부터 회의나 행사 때 다회용품을 사용하고 ‘페이퍼리스(paperless)’ 사무실을 지향해 복사용지 사용량을 줄였다. 이를 통해 지난해 종이컵·나무젓가락 등의 구입 비용이 60%가량 감소했다.
◇‘지루하지 않게’ 다가간 친환경 콘텐츠=소비자원은 일회용품 줄이기 등 정부의 친환경 소비문화 확산 정책의 주요 파트너다. 지난해 9월 환경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친환경 소비 실천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두 기관이 힘을 모아 환경에 이로운 방향의 소비문화를 확산시키는 등 소비자들의 의식을 개선키로 했다.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속가능한 소비생활 관련 실태를 조사·연구하며 소비자 교육과 대국민 캠페인을 시행하는 것 등이 협약의 주요 내용이다. 실제로 소비자원은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등 생활수칙을 적은 홍보 포스터 5,000부와 책자 8,000부를 제작해 배포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캠페인도 진행됐다. 소비자원은 ‘커피전문점 일회용품 사용금지’ ‘페트병 분리배출 방법’ 등 환경부의 친환경 관련 콘텐츠를 재가공해 캠페인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카드뉴스와 동영상 형식의 콘텐츠도 제작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실천해야 할 수칙을 소비자들이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해당 콘텐츠는 소비자원 홈페이지와 캠페인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동영상 사이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플랫폼에도 공개됐다. 캠페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결과는 기대 이상의 성과로 이어졌다. 친환경 콘텐츠와 캠페인 홈페이지의 총 조회수는 약 7만8,000회를 기록했다.
홍보를 위한 캠페인 외에도 지난해 소비자원은 커피전문점의 일회용컵 사용 실태와 이에 대한 인식 조사도 함께 실시했다. 소비자원의 시장조사국 거래조사팀이 담당한 이 프로젝트는 일회용컵 사용 실태는 커피전문점 매장 75곳을 대상으로, 인식 조사는 커피전문점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소비자원은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환경부에 일회용품 사용 제한 품목을 확대할 필요성을 주장하고 사업자에게는 친환경적인 다회용컵 사용을 촉진할 방안을 건의했다. 조사 결과가 환경을 개선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실시했다. 소비자원은 총 15회에 걸쳐 청소년, 대학생, 성인 등 522명을 상대로 친환경 소비문화 확산과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등 ‘올바른 소비’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에는 소비자원이 제작한 동영상과 홍보 책자 등이 활용됐다.
◇올해 키워드는 ‘제주’… 올하반기 ‘장례식장’=소비자원은 3년 전부터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6년에는 ‘예약 후 노쇼(No Show) 근절’, 2017년에는 ‘작은 결혼’, 지난해에는 ‘친환경 소비문화 확산’을 주제로 캠페인 등을 기획하고 실행했다. 올해는 일회용품 줄이기 등 친환경 소비문화를 확산시키는 한편 관광객 증가와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제주의 환경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 5월 제주도, 제주올레, 한국관광공사, 서울경제와 체결한 ‘세바우(세상을 바꾸는 우리)’ 친환경 공익 캠페인 업무협약을 통해서다. 협약을 통해 제주도는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 100% 재활용 종이컵 사용 등을 추진 중이며 소비자원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올해 하반기 장례식장에서 종이컵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을 시작할 방침이다. 현장 모니터링과 실태조사를 진행한 후 연말께 구체적인 시행안을 낸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캠페인의 범위가 커피전문점이나 대형마트·편의점 등 유통분야에 그치지 않고 장례식장과 같은 생활편의시설로까지 확장되는 셈이다. 이희숙 한국소비자원장은 “소비자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불필요한 물건을 거절하고(Refuse), 쓰레기는 줄이고(Reduce), 재활용하며(Recycle), 다시 사용하는(Reuse) ‘4R 운동’”이라며 “소비자가 일회용 비닐이나 종이·플라스틱컵 대신 장바구니와 텀블러·머그잔을 사용하고 쓰레기 분리·배출에 동참하는 등 친환경 소비를 실천한다면 자원의 선순환이 이뤄 미래세대에게 한층 나은 환경을 물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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