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것은 IMF의 위기 경고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전 총재가 해가 비칠 때 지붕을 고쳐야 한다고 했지만 나는 구름 끼고 소나기 내리는 상황이라 더 이상 수리를 늦출 수 없다”고 역설했다. 유럽과 중국의 경기 하강이 뚜렷해지고 있는데다 ‘나 홀로 호황’을 구가하던 미국마저 둔화 조짐이 나타나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비관적인 세계 경제지표는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학자들이 개발한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가 8월 348을 기록해 1997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로 치솟아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중국 등의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잇따라 수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 경기위축의 악영향을 한국이 가장 많이 받는다는 점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올 들어 7월까지 세계 10대 수출국의 수출액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1년 전보다 8.94%나 줄며 감소폭이 가장 큰 나라에 올랐다. 평균 감소율 2.84%보다 3배나 큰 것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오히려 한국이 국제교역 위축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여기에 최저임금 과속 인상, 주 52시간제의 무리한 추진 등 친노동 일색의 정책으로 내수기반마저 무너진 상황이다. 나라 경제가 내우외환에 내몰리고 있다. 기업의 투자의욕을 제고해 경제의 활력을 높이는 정책의 대전환이 절실한 때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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