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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연애'에 빠진 극장가...가을 비수기 없다

'조커' 호아킨 피닉스 신들린 연기

'가장 보통의 연애' 현실적 연애담에

각각 200만·100만 넘어 흥행몰이

기대작 '82년생 김지영'도 개봉앞둬

영화 ‘조커’




가을은 극장가의 전통적인 비수기다. 그러나 지난 2일 동시에 개봉한 ‘조커’ ‘가장 보통의 연애’가 예상 외의 흥행 돌풍을 일으켜 가을 비수기 징크스가 깨지고 있다. 이들 작품이 장기 흥행의 조짐을 보이는데다 동명의 밀리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82년생 김지영’도 개봉을 앞두고 있어, 11월 영화 시장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영화 ‘조커’


우선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는 개봉 5일 만에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마블에 비해 DC코믹스의 인기가 국내에서는 저조하지만 이번엔 예상을 깼다. ‘조커’는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 중 최초로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돼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다. 이 작품은 DC코믹스 기반 캐릭터 배트맨의 프리퀄, 즉 기존 작품 속 이야기보다 앞선 시기를 다루는 속편에 해당한다. 코미디언을 꿈꾸는 도시의 빈민 아서 플렉이 어떻게 최악의 악당 ‘조커’가 되는지를 그의 아픔과 슬픔을 통해 비극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주인공 아서 플렉(조커)으로 분한 호아킨 피닉스의 신들린 연기가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다. 베니스영화제 측은 호아킨 피닉스가 유력한 남우 주연상 후보였으나 한 작품에 두 개의 상을 줄 수 없다는 원칙 때문에 ‘조커’에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안겼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필립스 감독 역시 수상의 영예를 피닉스의 연기에 헌사했다. 호아킨은 벌써부터 내년 아카데미의 유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충무로에 오랜만에 찾아온 로맨틱 코미디 ‘가장 보통의 연애’도 개봉 5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로코’ 등 멜로물이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비주류 장르가 됐음에도 공감가는 현실적 스토리에 ‘로코 장인’ 공효진·김래원의 조화가 관객들을 사로 잡았다. 강기영·정웅인·장소연 등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 역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병철 역의 강기영은 이 작품의 신스틸러로 찬사를 받고 있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각각의 연인이 바람을 피워 이별을 맞이한 재훈(김래원)과 선영(공효진)이 사내에서 애매한 ‘썸’을 타며 서로의 상처에 대해 알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별 앞에서 ‘쿨’해보이는 여자와 ‘찌질한’ 남자의 이야기로 접근하지만 연화가 전개될수록 왜 그 여자는 이별에 ‘쿨’한 척 할 수 밖에 없는지, 시작은 왜 그렇게 어려운지에 대한 서사가 드러난다. 직장 생활의 피곤함과 사내 정치 등 에피소드는 공감과 웃음을 주는 포인트다. ‘연애의 목적’에 젠더 감수성을 입혀 진화시킨 버전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이달 중 개봉할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흥행 기대감도 높다. 원작의 팬덤, 젠더 이슈, 공유·정유미의 ‘케미’ 등 삼박자가 맞아 떨어질 경우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82년생 김지영이 ‘독박육아’ ‘경력단절’ 등 한국의 기혼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는 부조리한 경험을 그렸다. 원작에서 남편 대현(공유) 캐릭터는 다소 방관자적인 입장을 취하지만 영화에서는 지영(정유미)에게 공감하는 남성으로 재탄생해 기대감을 높인다. 원작 소설은 페미니즘과 젠더 이슈를 만들어내며 130만 부 이상이 팔려나가는 동시에 일부 ‘여혐’ 성향의 누리꾼들로부터 댓글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영화 역시 정유미가 출연한다는 소식에 악성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정유미와 공유는 제작 보고회에서 “출연에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시나리오를 보고 주변 사람들과 가족들이 많이 생각났다”고 밝혀 영화가 젠더 문제보다는 휴먼스토리·가족 이야기에 초점 맞췄을 가능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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