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인 샤이엔 나이트(22·미국)가 감동의 우승 동화를 썼다.
나이트는 힘든 루키 시즌을 보내왔다. 출전 대회 절반은 컷 통과에 실패했고 상금 순위는 120위에 머물러 있었다. 일찍 시즌을 접고 지옥의 퀄리파잉 토너먼트로 되돌아가야 하는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단 나흘 동안 우승 ‘한 방’으로 모든 상황을 바꿔놨다.
나이트는 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더콜로니의 올드아메리칸GC(파71·6,475야드)에서 끝난 볼런티어스오브아메리카(VOA) 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1타 차 2위로 출발한 그는 버디 5개로 5타를 줄여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를 기록했다. 브리트니 올터마레이와 선두였던 제이 마리 그린(이상 미국·16언더파)이 공동 2위다.
내년 시드권을 잃을 뻔했던 나이트는 단번에 2년간의 투어 카드를 보장받았다. 올해 LPGA 투어의 남은 5개 대회는 모두 상위 랭커들만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상금 120위였던 그에게는 이 대회가 사실상 시즌 마지막 출전이었다. 이번 우승으로 오는 17일부터 중국·한국·대만·일본에서 치러지는 ‘아시안 스윙’ 4개 대회와 미국에서 열리는 최종전 CME글로벌 투어 챔피언십 참가도 가능해졌다. 우승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3,000만원)로 그동안 받은 7만1,346달러의 3배에 가까웠다.
나이트는 고향인 텍사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하늘을 우러르며 오빠를 추모했다. 그는 11년 전인 2008년 8살 위 오빠 브랜던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아픔을 겪었다. 그의 소셜미디어 아이디에 붙은 ‘33’은 오빠가 풋볼 선수로 뛰었을 때 달았던 등번호다. 나이트는 경기 후 “내게는 또 한 명의 캐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하늘에서 경기를 지켜봤을 것이고 나를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다. 오빠를 위한 우승”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13승을 합작한 한국군단은 박인비(31)와 김세영(26)·이정은(23)이 나란히 9언더파 공동 8위로 마치며 아시안 스윙을 앞두고 잠시 우승 행진의 숨을 골랐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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