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드라마 ‘날 녹여주오’(극본 백미경 / 연출 신우철)는 1999년 냉동 인간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미스터리한 음모로 20년만에 눈뜨게 된 두 냉동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눈 깜짝할 새 24살의 취준생에서 44살의 냉동 인간이 되어버린 ‘고미란’의 충격과 혼돈이 극대화될수록 이를 연기하는 원진아의 매력도는 수직 상승했다.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세월의 변화만큼 롤러코스터를 타는 고미란의 감정선에 따라 변화무쌍한 원진아의 모습에 극 속 존재감 역시 더욱 견고해졌다.
고미란은 현재 2019년이라는 말에 ‘웃픈’ 동공 지진을 보인 것도 잠시, 드디어 재회한 가족과 눈물로 상봉하며 오열했다.
낯설고 혼란스러운 풍경 속에서 가족만은 본능적으로 알아본 것.
만감이 교차하는 고미란의 눈빛은 아픈 동생 하나만을 위해 눈물을 삼키며 냉동 실험에 참여했던 1999년의 그날과 오버랩되며 보는 이들의 눈시울까지 붉게 만들었다.
온몸으로 체감한 지난 20년의 시간이었지만, 그 부재가 무색하리만치 가족의 행복만은 그대로인 현재에 감사하는 고미란의 모습은 따뜻한 감동과 미소를 전하며 극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이어, 고미란은 차근차근 잃어버린 20년을 되찾아나가기 시작했다.
학교에 복학하고, 소중한 친구들을 다시 찾았다.
나이 마흔넷, 가진 경력은 ‘무한 실험 천국’ 실험맨 아르바이트가 전부이지만 취업에도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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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의 문턱은 너무나 높았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고미란은 냉동 실험에 자신을 끌어들인 원흉 마동찬(지창욱 분)에 불꽃 진격을 펼쳐 보였다.
20년의 시간을 돈으로 환산해 700억 보상금을 요구한 데 이어, 방송국에 취업시켜달라 초강수를 놓은 것.
고미란의 당찬 패기는 젊은 나이와 좋은 세상을 즐기라 하는 TBO ‘방송국놈들’을 입도 뻥긋하지 못하게 만들며 단번에 전세를 역전시켰다.
고미란의 직진은 어딘가 촌스럽고 무모하지만 ‘역시 고미란’이라고 공감과 응원의 목소리를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90년대 스타일의 진한 메이크업도, 구형 핸드폰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2019년을 거침없이 직진해나가는 고미란을 통해 원진아 역시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안착했다.
고미란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원진아는 때로는 웃음과 눈물을, 때로는 감동과 공감을 선사하는 능수능란한 연기 변주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러한 열연이 거듭될수록 더욱 생생히 빛을 발하는 원진아의 매력은 시청자들까지 냉탕과 온탕을 오가게 만들며 앞으로 계속될 그의 활약을 기다리게 만들고 있다.
한편, 원진아가 출연하는 tvN 토일드라마 ‘날 녹여주오’는 매주 토, 일 밤 9시에 방송된다.
/김주희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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