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가 조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이 불거지자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직원들에게 조 장관 일가의 이름이 담긴 서류를 모두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사모펀드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와 관련해 정 교수와 함께 대응책을 상의하며 허위 해명자료를 배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공소장에 조카 조씨를 코링크PE의 ‘총괄대표이사’라고 적시했다. 조씨는 당시 신용불량 상태여서 실제 대표를 맡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검찰에서 제출받은 조카 조씨의 공소장에 따르면 조카 조씨는 지난 8월17일 코링크PE의 사무실 직원 A씨에게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남동생 정모씨의 이름이 나오는 서류와 파일 등을 모두 삭제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 이에 직원들은 관련 서류와 파일을 폐기·은닉했다. 또 8월19일에는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 관련 대책을 세우면서 직원들에게 코링크PE 사무실의 노트북과 하드디스크(SSD)를 교체하도록 했다. 이는 14일부터 조 장관 일가가 코링크PE의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출자한 데 대해 의혹 보도가 이어지자 압수수색이 나올 것을 대비해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이란 설명이다.
또 검찰 조사에 따르면 조카 조씨는 정 교수와 함께 사모펀드 의혹 보도에 대한 대응책을 상의하면서 지난 8월16일~20일경 블루코어 약정의 법적 구속력, 펀드 운용방식 등에 대해 허위의 해명자료를 배포함으로써 대응했다. 그럼에도 언론의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자 8월22일로 예정돼 있던 필리핀 출국일자를 앞당겨 20일 오전에 필리핀으로 출국했다. 조카 조씨는 해외 도피를 3주 넘게 이어가다 9월14일에 귀국해 인천공항에서 긴급체포됐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조국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경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카 조씨는 2017년5월 정 교수로부터 조 장관이 민정수석 임명에 따른 주식 처분 대금을 펀드에 출자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이는 조 장관 측이 주식 처분 대금의 투자처를 찾다가 조카 조씨를 통해 코링크PE를 소개받았다고 해명한 것과 배치된다. 실제로 그보다 앞선 2017년2월 정 교수는 남동생 정씨와 함께 코링크PE를 찾아가 신주 250주를 5억원에 인수토록 하는 유상증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조카 조씨는 조 장관 일가의 투자에 이미 설립해뒀으나 투자금 유치가 안된 블루코어를 활용한다. 당시 조카 조씨는 정 교수 등에게 14억원만 출자받기로 했으나 금융당국에는 출자 약정액을 100억1,100만원이라고 보고했다. 검찰은 이를 자본시장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정 교수와 남동생 정씨가 기존에 결성된 펀드를 활용한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공소장에 서술했다.
또 검찰은 조카 조씨가 정 교수의 남동생 정씨에게 지급한 코링크PE의 경영컨설팅 비용 1억5,000만원을 횡령으로 봤다. 검찰에 따르면 조카 조씨는 정 교수와 남동생 정씨가 코링크PE의 신주 250주를 5억원에 인수토록 하는 유상증자 계약을 체결하자 이 투자금에 대해 일정한 수익을 보장해주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조카 조씨는 이를 위해 코링크PE와 남동생 정씨를 계약 명의자로 하는 허위 경영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19회에 걸쳐 총 1억5,795만원을 지급했다.
또한 조카 조씨는 더블유에프엠에서 자금을 횡령해 정 교수와 남동생 정씨에게 지급하기도 했다. 2018년8월 정 교수와 남동생 정씨는 조카 조씨에게 투자금 상환을 독촉했는데, 조씨는 이를 지급하기 위해 더블유에프엠이 코링크PE에 13억원을 대여하는 형식으로 회사 자금을 유용한 것. 조카 조씨는 코링크PE와 더블유에프엠 사이의 허위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고 그에 대해 이사회 결의가 있었던 것처럼 이사회의사록을 작성했다. 이후 코링크PE 계좌로 13억원을 송금해 정 교수로부터 2015년12월 투자받은 5억원과, 2017년5월 유상증자 대금 5억원을 반환하는 등에 사용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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