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이유 의문” “뒷북행정”
식품의약품안전처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인보사 사태, 발사르탄·라니티딘 사태 등 잇따른 현안에 대한 미흡한 대처로 뭇매를 맞았다. 여야는 인력 부족, 전문성 부족 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식약처에 대한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국감에선 특히 ‘인보사 쇼크’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장정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인보사 케이주를 처방받은 환자에 대한 장기추적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식약처는 인보사 사건이 터진 지 6개월이 지나도록 투여 환자 파악도 못하고 환자에 대한 검사 역시 한 건도 진행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인보사 사태는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의 주성분 중 하나가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신장 세포로 드러나면서 초래됐다. 지난 2017년 7월 식약처 허가 후 의약품 성분 논란으로 유통·판매가 중지된 지난 3월까지 3,707건 투여됐다. 식약처가 이달까지 인보사 투여 환자를 등록한 뒤 이상반응 등을 파악하기 위해 15년간 장기추적조사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지만 아직까지 진전이 없는 데 대한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이의경 식약처장은 “현재까지 환자 2명에 대한 장기추적조사를 위한 검사가 시작됐다”고 답변했다.
발사르탄·라니티딘 사태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식약처가 발사르탄 사태 이후 지난해 8월 의약품 관리 강화 등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비의도적 불순물 관리를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기 의원은 “발암우려물질인 NDMA 등 유전독성 물질 16종과 카드뮴 등 금속불순물 24종을 목록화한 것 외에는 사전예방 조치는 사실상 없다”면서 “이번 라니티딘 사태를 계기로 NDMA와 같은 비의도적 불순물 검출 가능성 높은 원료의약품에 대해서도 전수조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조차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증인으로 나선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세포가 바뀐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늦게 고지했다는 점, 국내에서 판매를 다시 시도하고 있다는 점 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기 의원은 “계열사인 티슈진이 2017년 3월 세포가 바뀐 것에 대해 공시까지 했는데 올 초까지 이 엄청난 사실을 대표와 회장이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냐”고 꼬집었고 이 대표는 “믿기지 않겠지만 올해 2월 처음 알았다”면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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