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상승의 근원지 중 하나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아리팍)’에서 3.3㎡당 1억원에 근접한 매매거래가 또 나왔다. 최근 들어 벌써 세 번째다. 이번에 거래된 단지는 한강 조망권을 갖추지 않는 평형대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서대문구 북아현동에서도 신축 아파트 전용 59㎡가 12억원 매매가 시대를 여는 등 강·남북에서 오름세가 지속 되는 분위기이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10·1 대책’ 이후 매수세는 다소 관망세로 돌아섰으나, 호가 오름세는 아직 꺾이지 않는 분위기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단기적으로 새 주택 구매력이 떨어질지는 몰라도 중장기적인 공급 부족 우려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 상황이 급변하지 않는 이상 오른 집값은 내려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 강남 3.3㎡당 1억 넘어설까 =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25일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7㎡(공급면적 34평)가 32억원에 거래됐다. 3.3㎡당 9,411만원이다. 한강이 바로 내다보이는 아파트 동이 아닌 곳에서 처음으로 공급면적 기준 3.3㎡당 1억원에 근접한 것. 앞서 아리팍의 경우 지난 7월 25일 전용 84.95㎡(34평)가 32억원, 8월 14일 전용 59.95㎡(24평)가 23억 9,8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3.3㎡당 매매가가 1억원에 근접한 거래가 최근 들어 세 건 나온 셈이다.
반포동의 김시연(서경펠로) 래미안114 공인 대표는 “수요는 꾸준한 데 매물이 거의 없다”면서 “아크로리버파크는 한강 뷰가 아니어도 호가는 3.3㎡당 1억원으로 올랐고, 한강뷰 전용 59㎡ 매물 가격은 34억원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권 고가 거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 49.64㎡는 9월 30일 17억 2,000만원에 거래돼 지난 6월(17억원) 가격을 넘어섰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리센츠 전용 27㎡도 9월 초 9억 8,000만원에 거래돼 한 달 여 만에 1억원이 급등했다.
◇ 서대문구도 전용 59㎡ 12억 시대 = 강북에서는 신축급 단지를 중심으로 전용 59㎡ 12억원 거래가 늘고 있다. 이번에는 서대문구 북아현동 e편한세상신촌 전용 59㎡가 9월 중순 12억원에 실거래됐다. 옆 단지 신촌푸르지오 전용 34.75㎡는 9월 27일 6억 5,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에 이어 강북에서도 전용 59㎡ 기준으로 12억원 거래 사례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강남권 아파트 시장은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처음으로 매도자 우위로 전환했다. 한국감정원 매매수급동향 조사결과 9월 30일 기준 동남권(강남 4구) 매매수급지수가 100.7을 기록해 지난해 10월 15일 이후 처음 100을 넘겼다.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우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많아 매도 우위 시장으로 볼 수 있다. 영등포·양천구 등 서남권도 올해 첫 100을 넘긴 100.3으로 집계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분양가상한제 6개월 유예에도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 프레임이 쉽게 깨지지 않고 있다”면서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강해 매도자 우위 시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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