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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태양광이 협동조합 먹잇감으로 전락했다니

서울시가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공업체를 부실 선정하고 보급기준을 멋대로 변경하는 등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7일 서울시가 베란다형 미니태양광 보급사업을 진행하면서 특정 협동조합만 참여하도록 차별행위를 일삼고 보조금 집행도 부적절했다며 박원순 시장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에서는 참여업체 중 절반이 불법 하도급이나 명의 대여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 부실운용은 물론 사후관리에도 구멍이 뚫렸다는 얘기다.

태양광 사업은 그동안 허술한 선정과정과 지원금 뿌리기로 비리의 온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막대한 보조금을 노리고 업체들이 난립하는 바람에 부실공사와 과장 광고 등 피해도 커지고 있다. 심지어 친여 성향의 일부 협동조합이 물량을 독식하는 바람에 ‘태양광 마피아’라는 비판도 나왔다. 그런 의혹이 감사원 감사에서 대부분 사실로 판명된 것이다. 특히 서울시는 특정 협동조합이 자격요건을 갖추도록 시간을 끌거나 실적이 없는 업체도 지원해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협동조합의 뛰어난 영업력 덕택일 뿐 특혜가 아니라는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 오히려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가 탈원전을 내세워 친환경 사업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해놓고 뒤에서는 무자격 업체에 시민의 세금을 쏟아부었다니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태양광을 둘러싼 비리와 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의 탈원전정책 이후 재생에너지 관련 민원은 2015년 146건에서 지난해 595건으로 3배나 급증했다. 이 중 93%를 태양광이 차지하고 있다. 오죽하면 정부가 사기행각을 엄단하겠다며 일제조사에 나서겠는가. 국민의 혈세로 태양광 사업을 벌이면서 결국 일부 사업자들의 배만 불리게 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당국은 태양광 비리를 철저히 규명하고 근본적인 재발방지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런 사태가 무리한 재생에너지 보급정책 때문인 만큼 하루빨리 탈원전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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