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 장대호(38)가 첫 재판에서 사형을 구형받았다.
장대호는 8일 오전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501호 법정에서 형사1단독 전국진 부장판사의 심리로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에 대한 첫 재판을 받았다.
변호인과 함께 법정에 출석한 장대호는 판사의 지시로 이름과 출생연도, 직업은 답했지만, 거주지 주소 등은 진술을 거부했다. 판사의 “거주지 주소를 왜 답하지 않냐”는 물음에 그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짧게 답했다.
장대호는 검찰의 공소 요지를 다 들은 뒤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에 대해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검찰이 제시한 살해도구들도 모두 인정했다.
그는 “피해자가 먼저 주먹으로 내 배를 4차례 때렸다”면서 “당시 폭행과 모욕감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 가족과도 합의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살해한 게 아니므로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지 않고, 사형을 당해도 괜찮다”고 뉘우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전 판사가 “피해자나 유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얘기를 왜 하지 않느냐”고 묻자 “전혀 미안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변론을 마친 후 검찰은 “범행수법이 잔혹하고, 계획적이었다”며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정신·육체적으로 피해를 준 적도 없고, (피고인이) 범행 후 반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한 가정의 단란함을 깼다는 데도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다”면서 “재범 우려가 있어 사형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검찰 구형 후 유족은 방청석에서 장대호에게 울분을 쏟아내기도 했다.
장대호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5일로 예정됐다.
앞서 장대호는 지난 8월 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자신이 일하던 모텔에서 투숙객(32)을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훼손한 시신을 같은 달 12일 새벽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5차례에 걸쳐 한강에 버린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피해자가 반말하며 시비를 걸고, 숙박비 4만원을 주지 않자 이같은 범행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완전범죄는 8월 12일 오전 9시 15분께 경기도 고양시 한강 마곡철교 부근에서 한강사업본부 직원이 몸통만 있는 시신을 발견하면서 실패했다. 이후 경찰과 관계기관은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고 8월 16일 오전 10시 48분경 피해자 시신의 오른팔 부위가 한강 행주대교 남단 500m 지점에서 발견되면서, 피해자의 신원이 확인됐다.
장대호는 언론을 통해 사건이 커지자 8월 17일 새벽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에서 신상 공개가 결정돼 취재진 앞에 선 장대호는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을 했기 때문에 반성하지 않는다”고 말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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