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8일 “전자산업 덕분에 우리는 지난 60년 동안 800배가 넘는 경제성장을 이뤘다”며 “우리 국민은 전자산업의 성공과 공헌을 자랑스럽고 고맙게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대기업 지도자들의 빠른 결단과 대담한 투자, 중소기업인의 헌신, 노동자들의 동참과 역대 정부의 지원 덕분”이라며 “전자산업을 일으킨 역대 전자산업인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현재 일본의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훼손 시도 등 새로운 도전 과제가 한국 전자산업 앞에 놓여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정부가 업계와 함께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전자산업 60주년 기념식에 참석, 축사를 위해 연단에 섰다.
이 총리는 “ 우리 전자산업의 생산액은 지난해 세계 3위였다”며 “스마트폰, 반도체, 텔레비전 같은 주요 전자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세계 1위였다”고 말했다. 또 “세계 어느 나라의 백화점에도, 가정에도, 공장에도 우리 전자제품이 들어가 있다”며 세계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높은 위상을 강조했다.
韓 전자산업 기적, 피 땀 흘린 덕분
이 총리는 전자산업이 기적 같은 성과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전 명언 ‘기적은 기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에 빗대어 설명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전자산업의 기적은 피를 말리는 노력과 수없이 흘린 눈물과 땀의 결실이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우리 전자산업은 미약하게 시작했으나 창대하게 발전했다”며 그 예로 한국 전자산업의 양대 산맥인 LG와 삼성이 이룬 성과를 언급했다.
이 총리는 “LG의 전신 금성사가 1959년에 라디오를 처음 만들었다”며 “그 후 우리 기업들은 텔레비전,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을 속속 생산하고 고급화하며 전자산업을 수출 주력산업으로 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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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삼성의 성공에 대해서는 고 이병철 그룹 창업주의 반도체 도전 일화를 들어 설명했다. 이 총리는 “1983년 삼성 이병철 회장님이 반도체 개발을 선언했을 때, 일본은 만류했다”며 “그러나 삼성은 성공했고, 이제는 SK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에서 압도적 세계 1위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대·중소기업, 노동자, 역대 정부 모두 노력
전자산업이 이룬 성취의 밑바탕에는 각계의 노력이 어우러져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총리는 “전자산업의 성공에는 대기업 지도자들의 빠른 결단과 대담한 투자가 주효했다”며 “얼마 전에 별세한 대덕전자 김정식 회장 같은 중소기업인들의 헌신도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님이 작고 직전 인공지능 연구에 5백억 원을 기부했던 일을 회고했다.
이에 더해 이 총리는 “노동자들의 동참과 역대 정부의 지원도 도움을 드렸다”며 “전자산업을 일으킨 역대 전자산업인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 경제력의 11.5%의 전자산업이 어려움에 처하면 대한민국 전체가 곤란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축사를 통해 짚었다.
이 총리는 “전자산업은 이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며 “외국의 견제는 더 깊어졌고, 경쟁은 더 거칠어졌다”고 우려했다. 이어 “주요 국가들의 전자산업은 서로 뗄 수 없는 협력적 분업 관계를 형성했건만, 정치가 개입해 그것을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함으로써 한국 전자산업을 흔들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총리는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대비해야 하고, 대비하고 있다”며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와 수입처 다변화 등을 전례 없이 강력하고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우리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이 회복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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