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관계 강화 '공동 정치문서' 검토

내년 시진핑 訪日때 발표 추진

일대일로 포함 등서 이견 예상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악수하고 있다./오사카=AP연합뉴스

중국과 일본이 양국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공동 정치문서를 작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8일 전했다.

양국 정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봄 일본을 국빈방문할 때 새로운 중일관계를 규정하는 ‘제5의 정치문서’를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치문서는 향후 10~20년간 중일관계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일본은 지난 1972년 ‘중일공동성명’, 1978년 ‘중일평화우호조약’, 1998년 ‘중일공동선언’, 2008년 ‘전략적 호혜관계에 대한 공동성명’ 등 4건의 정치문서를 작성했다.



양국관계가 최근 진전을 보이고 있어 내년에 두 정상이 새 정치문서를 함께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4일 임시국회 연설에서 “중일 신시대를 열어 중일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겠다”며 대중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쿵쉬안유 주일 중국대사도 지난달 도쿄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중일 양국이) 깊은 의논을 하며 조건이 무르익는다면 제5의 문서를 작성하는 데 이견은 없다”고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은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 발언이 시 주석의 의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문서에 들어갈 구체적인 문구를 놓고 양국 간 이견이 적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일본 정부는 2008년 공동성명처럼 중국과의 대등한 관계를 강조하지만 중국 정부는 바뀐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감안해 ‘일대일로’나 ‘인류운명공동체’ 등 중국 주도의 신질서에 대한 내용을 담기를 원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납득하기 힘든 내용이라면 무리하게 문서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기혁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