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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없는 검찰개혁은 공염불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집권세력이 연일 검찰 개혁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개혁 방안은 정치적 중립성 확보와 거리가 먼 것이어서 거꾸로 가는 검찰 개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광화문과 서초동의 조 장관 찬반 집회를 거론하며 “국민 뜻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 보장 못지않게 검찰 개혁이 시급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화문 집회의 조 장관 퇴진 요구에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친문(親文) 세력의 서초동 집회에서 나온 주장만 부각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국회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수사권조정 법안 등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주문했다. 조 장관도 8일 특수부 축소·폐지 이달부터 추진, 별건 수사 제한, 출석 조사 최소화 등을 골자로 한 검찰 개혁안을 내놓았다. 검찰 개혁의 핵심인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보다 검찰 힘 빼기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지난 2년여 동안 과거 정권을 파헤칠 때는 비대해진 검찰 권력을 활용하다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벌이자 검찰 견제에 나선 것이다. 이런 이중행태 때문에 검찰 개혁 주장이 ‘조국 지키기 쇼’로 비치는 것이다.

조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교수모임이 개최한 검찰 개혁 토론회에서 “조국식(式) 개혁은 사이비 개혁”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법학자들은 “조 장관이 주도하는 개혁은 법무부와 청와대의 장악력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요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 정부가 최우선과제로 추진하는 공수처를 신설할 경우 검찰 개혁이 아닌 개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이 공수처장을 임명할 경우 검찰 대신 권력형 비리 수사를 맡게 되는 공수처가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의혹은 제대로 규명하지 않고 반대 세력의 뒷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검찰 개혁을 추진하려면 정치권력이 검찰 수사에 개입할 수 없도록 대통령의 검사 인사권을 제한해야 한다. 청와대와 법무부가 검찰총장과 검사 인사를 주무르는 상황에서는 검찰의 정권 종속을 막을 길이 없다. 현재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있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정권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게 돼 있다. 검사인사위원회는 인사의 원칙·기준만 심의할 뿐이다. 검찰총장과 검사 인사 등에 관여할 수 있는 독립기구인 ‘국가검찰위원회’를 설치해 정권이 아닌 국민에 의한 통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을 위해 검찰을 바로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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