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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인사이드]시리아 북동부에 1만여명 수감..."탈출 땐 IS 부활"

■터키 공격에 시리아 IS포로 탈출 우려 확산

터키, 지상군 등 대규모 공습에

쿠르드족 근거지 잃을 위기 처해

IS 수감시설 관리까지 느슨해져

주변 중동국·美 등은 책임회피속

IS 대원들 전쟁 틈타 탈출 노려

9일(현지시간) 터키군의 공습을 받은 시리아 북동부 도시 라스알아인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라스알아인=로이터연합뉴스




터키가 9일(현지시간) 밤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에 지상군 투입을 강행하면서 이 지역에 수감된 1만1,000명의 이슬람국가(IS) 포로 탈출 러시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IS 수감시설에 대한 쿠르드족의 관리가 느슨해진 가운데 IS 대원들과 그 일행이 탈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시리아 주변 중동국과 미국 등 서방세계가 IS 관리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이라 터키의 대규모 공습이 IS 재건을 초래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터키 국방부는 이날 “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SNA)은 ‘평화의 샘’ 작전 중 하나로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지상작전을 시작했다”며 “군이 공습과 곡사포 공격으로 181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터키 매체들은 터키군이 이 네 곳의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들어갔으며 이 중 두 곳은 탈아브야드와 가깝고 다른 두 곳은 좀 더 동쪽에 있는 라스알아인 인근 지점이라고 전했다.



이날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터키군과 SNA가 시리아 북부에서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인민수비대(YPG), IS에 대한 ‘평화의 샘’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후 터키군은 라스알아인·탈아브야드·카미실리·아인이스사·코바니 등 시리아 북동부 도시들에 포격을 가했고 잠시 뒤 지상공격까지 개시했다. 이날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터키군의 초기 공격으로 민간인 8명과 쿠르드군 7명 등 최소 15명이 숨졌다고 밝혔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평화의 샘’ 작전 개시 후 테러리스트 109명을 처단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뒤 2012년부터 북동부에서 자치를 해온 쿠르드족은 이번 공격으로 근거지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터키가 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PKK의 분파로 여기며 이번 작전에서 이들을 소탕하려 하기 때문이다. YPG는 IS 격퇴전에서 1만1,000명의 대원을 잃어가며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의 승리를 도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막대한 군비지출을 들어 터키의 공격을 방관하고 주둔군을 철수시키면서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나라 없는 세계 최대의 민족으로 불리는 쿠르드는 터키 남동부, 시리아 북동부 등에 분포해 있으며 규모는 3,000만~4,000만명으로 추산된다.



국제사회는 이번 공격으로 구금됐던 IS 대원 약 1만1,000명이 탈출하고 이에 따라 시리아·이라크에서 패퇴한 IS 세력이 부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시리아 북동부 소재 IS 관련자 수용시설 약 30곳이 공격 위험에 노출된데다 이곳을 지키던 쿠르드군도 터키와의 전쟁으로 징집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YPG가 주축인 쿠르드족 전투부대 시리아민주군(SDF)은 IS 격퇴전을 중단하고 시리아 북부에서 총동원령을 내렸다. 특히 SDF는 “IS 조직원들이 갇혀 있던 수감시설 중 한 곳이 터키군의 공습을 받았다”며 포로들의 탈출을 경고하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도 터키군의 공격으로 IS에 연계자 수용시설로는 가장 큰 시리아 북동부 알하울 난민캠프 내 여성과 어린이들이 곧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 캠프에는 IS 조직원 가족 등 관련자 약 6만명과 시리아 내전으로 터전을 잃은 난민 약 1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시리아 인접국과 서방국들이 뚜렷한 포로수용 대책 없이 책임 전가에 몰두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군이 시리아에서 IS 포로 약 40명을 구금 중이며 서방 인질을 고문하고 살해한 혐의로 억류해 온 영국 출신 IS 조직원 2명은 이미 이라크로 옮겼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군은 이라크 주둔기지에 있는 IS 포로들을 본국으로 귀환시키려 하지만 이라크는 자국민들의 송환을 꺼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유럽이 IS 포로 수용에 비협조적이라고 불평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들(IS 포로들)은 유럽으로 갈 것이다. 그들은 고향으로 가고 싶어 한다”면서 “하지만 유럽은 수개월간 그들을 원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유럽연합(EU)은 탈출한 IS 수감자들이 유입될 것을 우려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0일 “군사작전을 비판하면 난민 360만명을 유럽에 보내겠다”며 EU를 압박했다. 로이터통신은 10일 긴급 안보리 비공개회의가 열린다며 상임이사국인 영국·독일을 비롯해 유럽국들이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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