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10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과 관련해 “그동안의 방역 과정을 보면 사각지대를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 있다”며 “잔반 급여 등 다른 종류의 빈틈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어떠한 허점도 없도록 철저히 살필 것”을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ASF 방역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전일 경기 연천에서 14번째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이날 회의는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14번째 확진은 지난 3일 경기 김포 농장에서 13번째 사례가 나온 지 엿새 만이다.
이 총리는 “지난달 27일 강화에서 9번째 확진이 된 뒤에도 닷새 만에 발생한 적이 있다”며 “이런 양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문가들의 진단이 있겠지만 방역에 임하는 분들로서는 결코 긴장을 풀 수 없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 총리는 “7월부터 잔반을 금지한다고 했는데 누락이 있었다”며 “다른 종류의 빈틈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연천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됐고, 거기에서 ASF 바이러스가 확인됐다”며 “인근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대처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DMZ 내의 소독과 방역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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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살처분으로 한돈 농가의 고통과 불만이 커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총리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더 이상의 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해당 지역 농민들께서 크게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며 “어떠한 처분이든 농가에 손해가 가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준비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ASF 비상 방역 기간이 3주를 넘어가면서 현장 관계자들의 피로 누적이 심해지고 있는 점도 우려했다. 이 총리는 “방역 관계자들의 노동 강도를 조절한다거나, 근무 체계를 고려해서 너무 과로하지 않도록 조절해 주셨으면 한다”며 관계부처 및 지자체 장들에게 당부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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