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로 투자금을 잃은 피해자 100여명이 10일 손태승 우리은행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시민단체 금융정의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손 행장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금융정의연대는 앞서 약 2주간 우리은행 DLF 상품 피해자 고소인단 100여 명을 모집했다.
연대는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DLF 상품 설계 과정부터 판매 전반에 걸쳐 고의성, 기망 행위, 자기 이익 행위 등 우리은행의 사기 행위가 확인됐다”며 “그런데도 금감원은 수사 의뢰·고발 등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일 금융감독원은 DLF 관련 중간 검사 결과 발표에서 “DLF 설계·제조·판매 전 과정에서 금융회사들이 투자자 보호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중시해 리스크 관리 소홀, 내부통제 미흡, 불완전판매 등 문제점이 다수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또 “지난 3월 우리은행 소속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보고서를 통해 금리하락이 예상됐음에도 DLF를 원금손실이 거의 없는 고수익 상품인 것처럼 오인할 수 있는 자료와 광고 메시지를 배포하며 판매를 강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하루빨리 압수수색 등 철저한 수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소비자원도 지난 1일 손 행장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키코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8월 23일 유관 단체들과 함께 손 행장을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사기 판매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앞서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DLF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영층에도 필요한 책임을 묻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은행 경영진 문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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