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가 1976년 이후 43년 만에 국가 원수로서의 대통령직을 부활시켰다. 또한 1959년 쿠바 혁명의 주역인 피델 카스트로의 동지들이 최고 통치기구인 국가평의회에서 물러나며 쿠바 정계의 세대교체를 가속화했다.
현지 일간 그란마에 따르면 쿠바 국회인 전국인민권력회의는 10일(현지시간) 미겔 디아스카넬(59) 국가평의회 의장을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의 임기는 오는 2023년까지다.
명칭이 바뀌고 권한이 일부 달라졌지만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기존에 의장으로서 맡아온 국가 원수 역할을 이어간다. 공산당 일당 체제도 유지된다.
쿠바는 1976년 오스발도 도르티코스 토라도 전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대통령과 총리직을 없앴다. 대신 국가평의회 의장이 국가 수반을 맡았다. 카스트로가 이후 무려 31년간 국가평의회 의장으로 쿠바를 통치하고 2008년부터 10년간 동생 라울 카스트로가 뒤를 이었다.
디아스카넬은 지난해 4월 라울 카스트로에 이어 쿠바 수반이 됐다. 다만 라울 카스트로가 공산당 총서기직을 유지하며 사실상의 1인자 역할을 하고 있다. 쿠바는 지난 4월 개헌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통치를 위해 대통령과 총리를 다시 두기로 했다.
이날 국회는 부통령에 살바도르 발데스 메사, 디아스카넬을 대신할 새 국가평의회 의장으론 에스테반 라소를 각각 선출했다. 또 국가평의회 의원이 기존 31명에서 21명으로 줄어들면서 쿠바혁명 당시 사령관이던 라미로 발데스와 기예르모 가르시아 프리아스는 평의회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해 디아스카넬의 의장 취임과 함께 ‘카스트로 시대’가 막을 내린 데 이어 카스트로의 동지들도 줄줄이 통치 중심에서 멀어진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혁명의 주역들이 평의회에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며 “이는 쿠바 내의 폭넓은 세대교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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