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먹기)’ ‘혼행(혼자 여행)’이 흔한 시대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혼자’를 지키는 일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나라는 개인의 가치관과 신념, 직업인으로서의 소명의식 사이에 하루에도 수없이 갈등을 반복한다. 이런 점에서 자신을 지키고 돌보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숱한 사건 현장과 취객, 흉악범을 마주하는 경찰관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책 ‘혼자를 지키는 삶’은 현직 여성 경찰관이 쓴 에세이다. ‘김누나’라는 필명으로 네이버 포스트에 일 년 반 동안 연재해 온 글을 책으로 엮어냈다. 경찰관으로서, 30대 여성으로서, 직장인으로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들큼한 시체 썩는 냄새를 맡으며 사건을 추적하거나 취객이 쏟아 낸 토사물을 치워야 한다거나 동료의 영결식에서 그저 마른침만 삼켜야 하는 데에는 각각의 사연과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책에서 말하는 ‘직업인과 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나가기 위한 저자의 노력들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공감을 얻기에도 충분하다. 1만2,000원.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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