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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방어' '일대일로'...트럼프·시진핑 쉴틈이 없다

[미중 미니딜...향후 정상 행보는]

트럼프 줄리아니 옹호로 탄핵 방어

무역협상 자화자찬...재선 발판으로

시진핑 인도·네팔 찾아 정상회담

경협 강화로 일대일로 우군 확보





지난해 7월 무역전쟁이 본격 개시된 지 15개월 만에 부분합의에 이르며 한숨을 돌린 미중 정상이 자신들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발 빠르게 현안 챙기기에 집중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의 태평양전략에 맞서 인도에 협력의 손길을 내밀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탄핵 이슈를 적극 방어하며 재선 기반을 다지는 모양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건국 70주년 이후 첫 해외순방에 나선 시 주석은 11일부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비디아 데비 반다리 네팔 대통령을 잇따라 만났다. 시 주석은 11~12일 인도 남부에서 열린 비공식 정상회담에서 모디 총리와 무역 이슈, 군사협력 강화 등을 주요 주제로 논의를 진행했다. 두 정상은 인도의 대중 무역적자 문제를 다루기 위해 관련 고위급 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는 대중 무역적자 규모가 지난해 기준 530억달러(62조8,580억원)에 달해 이를 줄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의 논의 주제로 예상됐던 카슈미르 영유권 문제는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시 주석이 인도와 파키스탄 간 카슈미르 영유권 분쟁을 놓고 파키스탄을 지지했지만 인도와의 협력 제스처를 취하기 위해 민감한 현안을 후순위로 미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시 주석이 여러 현안에서 양보한 것은 미국의 태평양전략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를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해 미군 태평양사령부를 인도태평양사령부로 개편했으며 인도·일본·호주와의 연계를 통해 중국의 해양 팽창을 봉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아프리카를 잇겠다는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다.



인도에 이어 12일 네팔로 건너간 시 주석은 일대일로 확대에 팔을 걷어붙였다. 중국 국가주석이 네팔을 방문한 것은 23년 만이다. 시 주석과 반다리 대통령은 네팔에 일대일로 사업을 기반으로 히말라야 횡단 네트워크를 건설하는 등 전략적 협력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 자리에서 “양국 관계를 새롭고 더 높은 수준으로 격상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일대일로 확대 외에 홍콩 문제도 시 주석 앞에 놓인 주요 현안 중 하나다. 중국은 홍콩 시위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 홍콩 행정부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고 있지만 시위가 한층 격렬해지고 있어 향후 중국군 개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CNN은 13일(현지시간) “지난 1일 중국 국경절 이후 중국 본토와 연계된 사업체를 공격목표로 하는 등 시위 양상이 바뀌고 있다”면서 “홍콩 정부가 긴급법 발동에도 시위대 진압에 실패하면서 중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쏟아지고 있는 탄핵 이슈를 적극 방어하며 지지층 이탈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12일 트위터에서 자신의 개인 변호사 역할을 수행한 루돌프 줄리아니에 대해 “뉴욕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장”이라며 “때때로 약간 거칠어 보이지만 대단한 사람이고 훌륭한 변호사”라고 거듭 칭찬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전날 뉴욕 연방검찰이 줄리아니의 우크라이나 거래에 대해 미 로비스트법 위반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알려진 뒤 나온 것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이슈에 적극 방어하는 동시에 지지층 결집에 나서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을 막기 위해 공화당의 협력도 절실한 상황이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에게 하루에 최대 세 차례 전화를 걸어 공화당의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부분합의로 마무리한 이번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결과를 ‘치적’으로 자화자찬하며 재선을 위한 발판으로 삼았다. 그는 12일 트위터에서 “내가 중국과 막 이룬 (무역) 합의는 미국 농부들을 위해 이뤄진 가장 위대하고 큰 합의”라고 강조했다. 중국과의 합의 성과를 내세워 내년 대선에 앞서 핵심 지지층인 중서부 농민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미일 무역협정 서명식에서도 “이번 협정은 미국 농부들, 목장주들, 재배농민들의 위대한 승리”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미군의 시리아 철수 지시로 일어난 쿠르드족에 대한 ‘배신’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터키의 시리아 침공에 대해 제재와 중재 카드를 모두 꺼낼 뜻을 시사하며 외교적인 해법도 모색하고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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