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혜경은 10월 21일 오후 8시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서혜경&클라라 in 슈만/브람스 협주곡’이라는 타이틀로 공연을 연다.
그동안 세계적인 무대에서 공연해왔던 그는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섰다.
서혜경은 지난 1일 서울예고를 찾아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건넸고 같은 날 장일범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슈만/ 브람스 협주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6일에는 서울대학교 피아노과 졸업생들의 유튜브 방송인 뮤라벨에서 경험담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이야기로 후배들을 감동하게 만들었다. 10일에는 KBS Classic FM ‘KBS 음악실’에서 클래식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당부하면서 좀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공연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것은 그만큼 음악과 후배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서혜경은 클라라 슈만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남다른 소감도 밝혔다.
서혜경은 “클라라 활동 당시, 유럽에서 여자는 사람대접도 받지 못했고 전문직 자체도 인정받지 못했다”라며 “그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클라라는 전설적인 피아니스트의 역사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클라라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후배들이 계속 나와야 한다. 저도 동양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로 남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라면 누구나 클라라가 연주하던 슈만 브람스 협주곡에 도전하고 남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하지만 클라라 슈만의 진가를 제대로 표현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관련기사
서혜경은 선이 굵고 노래하듯 연주하는 ‘연음 사운드’로 관객들을 매료시켜왔다. 이 연주법은 리스트를 시작으로 안톤 루빈시테인, 라흐마니노프, 호로비츠 등 러시아 전설적인 피아니스트가 사용했고 서혜경은 라이젠버그와 줄리어드 음악원 시절부터 사샤 고드니츠키 교수에게 사사 받아 자신만의 스타일로 발전시켰다. 이번 공연에서도 그의 독특한 연주법이 클라라 슈만의 정신을 그대로 전해줄 예정이다.
클라라 슈만은 부부로서 음악적 동지로서 교감을 나눈 남편 로베르트 슈만과 함께 러시아, 빈 등을 여행하며 수많은 걸작을 남겼다. 서혜경도 200년을 거슬러 올라가 그때의 진정성이 관객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서혜경은 “로베르트와 클라라의 신혼 때 작곡한 유일한 피아노 협주곡을 클라라가 늘 연주했다. 두 부부의 수제자였던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은 협주곡이 되기 전에 브람스가 클라라와 피아노 두 대로 연주했고 2악장은 로베르트가 첫 번째 자살 시도 후 종교적 음악같이 작곡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서혜경은 이번 공연을 쉽지 않은 무대로 예상했다.
서혜경은 “1부와 2부가 협연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피아니스트에게는 쉽지 않은 공연”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혜경이 도전하는 이유는 누구보다도 클라라 슈만의 작품을 맛깔스럽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혜경은 줄리어드스쿨 음악학교에서 학사, 석사를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고 박사 과정 후 경희대 음악대학 기악과 교수를 역임했다. 1979년 매노그 국제콩쿠르 우승, 1980년 부조니 국제콩쿠르 우승, 1983년 뮌헨 콩쿠르 2위, 1988년 카네기홀 선정-올해의 세계 3대 피아니스트 등으로 꼽히면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 외에도 1981년 대한민국 문화훈장, 1985년 윌리암 퍼첵상, 2009년 제12회 효령상(문화 부문) 등을 수상하며 국내 문화 발전에도 이바지했다.
서혜경 공연의 지휘는 서울그랜드필하모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서훈이 맡았고 서울그랜드필하모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