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소득과 공무원시험 합격률이 전반적으로 비례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취업난 속에서 ‘기회의 평등’과 ‘공정한 경쟁’을 담보하는 등용문으로 여겨지는 공무원 시험도 계층 재생산 경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국교원대 일반사회교육과 석사과정 김도영씨가 지난달 발표한 논문 ‘대졸 청년의 공무원 시험 준비 및 합격에 나타난 계층수준과 교육성취의 효과’에 따르면, 가구소득이 적은 계층일수록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비율은 높았으나 합격률은 반대로 나타났다. 김씨는 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이 제공하는 2007년∼2016년 대졸자 직업이동경로 조사 자료에 나오는 대학 졸업자의 사회 진출 현황을 소득수준 하층(1∼3분위)·중층(4∼7분위)·상층(8∼10분위)로 구분해 살펴봤다.
분석 결과 응시 급수와 합격률은 소득계층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 하층의 9급 응시 비중은 약 8.7%였으나 5급·7급은 1%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상층은 흔히 ‘고시’로 불리는 5급 응시율이 2.27%로 하층의 2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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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9급 응시율은 5.3%로 하층보다 3%포인트 이상 낮았다. 5·7·9급 시험을 합친 계층별 합격률은 하층 17.25%, 중층 19.97%, 상층 22.85%로 소득수준과 정비례했다. 5급 합격률은 상층 17.81%, 중층 13.17%, 하층 10.84%였고, 7급은 상층 18.83%, 중층 14.45%, 하층 13.78%였다. 하층 응시율이 높은 9급에서도 합격률은 상층이 24.9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중층 21.51%, 하층 17.79% 순이었다.
논문은 “9급 공무원이 선발인원의 다수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할 때 공무원시험은 전반적으로 하층에 더 강한 노동시장 진입 기회로 여겨지지만, 시험 수준에 따라 계층화돼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봤다. 이어 “한국의 공무원시험 제도는 준비 과정을 전적으로 사적 투자에 의존하게 해 계층 재생산의 경로로 기능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준다”고 전했다.
/정아임인턴기자 star45494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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