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 ‘박경리 토지길 01코스’는 마을과 마을 사이로 놓인 시골 길과 황금빛 들판 사이를 걷는 평지로 이뤄져 있다. 약 11㎞에 이르는 길의 초입에는 소설 ‘토지’의 배경이자 영화·드라마 촬영 세트장으로 만들어진 최참판댁이 있어 천천히 둘러보기 좋다. 취간림을 지나 동정호로 향하는 평사리 황금 들판을 따라 걷다 보면 부드러운 가을 햇볕이 온몸을 따듯하게 감싼다.
인천 강화군을 한 바퀴 도는 ‘강화나들길’은 청정자연을 간직한 인천 앞바다의 여러 섬이 빚는 수려한 풍경을 선사한다. 길은 총 310㎞로 20개의 코스로 구성돼 있으며 그중 10코스인 ‘머르메 가는 길’은 강화도 본섬 북서부에 위치한 교동도의 서쪽을 도는 코스다. 약 17㎞에 달하는 이 길은 산과 들, 그리고 바다와 섬까지 주위가 자연으로 가득하다. 코스 시작점이자 종료지점인 대룡시장은 1960~1970년대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경북 봉화군 ‘솔숲갈래길’은 봉화체육공원에서 시작해 선비들이 며칠간 머물며 공부할 수 있도록 지은 별장인 ‘석천정사’를 지나 500년 전 터를 잡아 조성된 안동 권씨 집성촌 닭실마을까지 이어진다. 7.1㎞가량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봉화 도심의 정경은 물론 맑은 계곡 물이 흐르는 숲길과 옛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까지 두루 누빌 수 있다. 길은 대체로 평탄해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비가 올 경우 내성천 징검다리 대신 봉화체육공원과 내성천 수변공원을 잇는 내성대교를 이용하면 된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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