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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빈곤퇴치하려면 기술·교육 투자 늘려라"

빈곤퇴치 연구로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에스테르 뒤플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개발도상국 빈곤퇴치를 위한 좋은 연구사례로 한국의 경제발전을 꼽았다. 그는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좋은 저개발국 발전 모델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술과 교육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그의 말이 아니더라도 기술과 교육에 대한 한국의 투자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잘 알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만 해도 한국의 높은 대학 진학률과 미국과 비교하기 힘들 만큼 높은 교육열 등을 거론하며 한국의 교육에 대해 칭찬한 바 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오늘날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원동력은 다름 아닌 교육이었다.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나자 정부는 경제를 살리려면 인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적극적으로 교육에 투자했다. 1953~1960년 정부 지원을 받아 해외유학이나 연수를 다녀온 국비유학생이 2만명을 넘었다. 이들은 테크노크라트로 경제개발의 전면에 나서 1960년대 들면서 경제개발5개년계획을 세우고 경공업에 이어 중화학공업을 일으킨 주역이 됐다. 교육에 투자해 인재를 육성하고 이들이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과 비교하면 지금 우리의 현실은 매우 안타깝다. 이념에 사로잡힌 교육은 특수목적고를 일괄 폐지하는 하향 평준화로 가고 있으며 기술 투자 역시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축소 등으로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해서 무슨 인재를 육성하고 무슨 기술을 개발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할 것인가.

뒤플로 교수가 얘기한 기술과 교육에 대한 투자는 저개발국 발전 모델만이 아니다. 선진국의 길목에 있는 지금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모델이다. 자연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무엇으로 승부를 걸어보겠는가.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마이클 크레이머 하버드대 교수도 개도국이 경제발전을 이루려면 냉철하고 똑똑한 인적자본을 길러내는 데 우선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재 외에는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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