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소속된 사회자유당(PSL) 대표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연방경찰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이 동요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연방경찰은 15일(현지시간) 사회자유당 대표인 루시아누 비바르 연방하원의원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했다. 압수수색은 비바르 대표의 지역구인 북동부 페르남부쿠 주 지역 선거법원의 영장을 받아 이뤄졌다. 연방경찰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이 사회자유당 당원들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기 위한 증거 확보 차원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비바르 대표에 대한 압수수색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탈당설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종의 탈당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비바르 대표에 대한 연방경찰의 조사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탈당 결심을 앞당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사회자유당의 운영방식과 전략, 내년 지방선거 후보 공천 등을 둘러싸고 지도부와 마찰을 빚어왔으며 탈당을 전제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사회자유당을 떠나게 되면 현재 재창당 작업 중인 우파 국가민주연합(UDN)이나 극우 성향인 애국당(PATRI)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980년대 정치를 시작한 이래 여러 차례 소속 정당을 바꿔왔다. 지난 2005년에 현 민주당(DEM)의 전신인 자유전선당(PFL)에 입당해 정치 활동을 했으며,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해 초 사회자유당으로 옮겼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탈당이 가시화하면 사회자유당이 공중분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당을 떠나면 최소한 상원의원 2명과 하원의원 15명이 동반 탈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사회자유당 지도부는 다른 정당과 제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하는 등 일찌감치 독자 행보에 나섰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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