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계·무관중으로 치러진 한국과 북한의 축구 대표팀 경기를 지켜본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북한 축구협회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FIFA는 15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방북한 인판티노 회장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북한 평양의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을 현장에서 지켜본 인판티노 회장은 경기가 끝난 후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이 경기는 1990년 10월 남북통일축구 이후 29년 만에 평양에서 펼쳐진 ‘남북 축구경기’였다. 당초 북한은 약 4만명의 관중이 입장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지만, 킥오프 때까지 경기장에 들어온 관중은 없었다. 결국 선수들은 90분 내내 텅 빈 경기장에서 대결을 펼쳤다. 또한 북한이 한국 취재진의 입국을 허락하지 않아 생중계도 무산됐고, 남북 대결은 ‘관중없는 경기’라는 당혹스러운 상황에서 치러졌다.
인판티노 회장은 경기장에서 남북한 축구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 중에는 2023년 여자월드컵 남북 공동개최에 관한 대화도 포함돼있었다고 FIFA는 전했다. 그는 또 “경기 생중계와 비자 발급 문제, 외국 기자들의 접근 등에 관한 여러 이슈를 알고 놀랐다”며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명백히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무관중·무중계’ 사태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세상을 한순간에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순진한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이러한 문제들을 북한 축구협회에 제기했으며 축구가 북한과 세계 다른 나라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신혜인턴기자 happysh0403@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