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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맛 일찍 들이니...어린이 충치 환자 22%↑

[작년 9세이하 아동 140만명 진료]

조제유 먹고 6개월이후 이유식땐

유아기 충치 발생 위험 1.8배 ↑

세살부턴 제대로된 칫솔질 필수

찬물 닿아서 시리면 꼭 검진받고

3~6개월마다 불소 도포도 해줘야









지난해 충치(치아우식증)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만 9세 이하 어린이는 140만명. 588만여명에 이르는 전체 진료인원 4명 중 1명꼴(24%)이다. 0~9세 어린이 충치 환자는 저출산 추세를 거스르며 2014년보다 22% 증가, 모든 연령대 증가율(8%)을 크게 웃돌았다. 당분이 많은 조제유·이유식과 음료·빵·과자·아이스크림 등을 즐겨 먹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50대 진료인원은 소폭 줄거나 늘었고 지난해 약 99만명이 진료를 받은 60세 이상 연령층은 증가율이 28%로 가장 컸다.

치아 표면의 충치균은 설탕·전분 등 탄수화물을 분해하면서 산을 만들어 치아를 부식시킨다. 침에 들어 있는 칼슘·인 같은 무기질이 방어에 나서지만 충치균이 만드는 산이 많아지면 패배한다. 치아는 피부·뼈 같은 다른 신체기관과 달리 현재 기술로 재생이 안 된다.

◇조제유 먹고 자란 아기, 이유식 늦고 충치 위험 높아=일반적으로 아기는 생후 6개월 전후로 첫 젖니(유치)가 생기는데 당이 들어간 조제유·이유식을 젖병에 넣어 먹이거나 밤에 젖병을 물고 자는 습관이 있으면 충치 발생위험이 높아진다. 아기 4명 중 1명은 이유식을 생후 6개월 이후에 늦게 시작하는데 적기(생후 4~6개월)에 시작하는 아기에 비해 유아기 충치 발생위험이 1.8배 높다는 분석결과도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건강영양팀 연미영 책임연구원팀이 2008~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3세 유아 1,521명을 분석한 결과 이유식을 늦게 시작한 아기는 모유 수유 경험률이 낮고 조제유 수유기간이 평균 10.3개월로 이유식을 적기에 시작한 아기(8.4개월)보다 2개월가량 길었다.

젖니는 영구치에 비해 충치에 취약하다. 충치 진행속도가 굉장히 빨라서 한 달가량만 관리가 소홀해도 금방 썩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양치질을 싫어하거나 서투르며 달고 이·잇몸 사이에 잘 달라붙는 과자·사탕·캐러멜·탄산음료 등을 좋아하는 것도 위험요인이다.

스스로 이를 닦기 어려운 아이는 식사 뒤 부모 등이 무릎에 눕히고 위에서 내려다보며 꼼꼼하게 이를 닦아주는 게 좋다. 칫솔질을 마친 뒤에는 치실로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 찌꺼기를 없애준다. 매번 하기 힘들다면 저녁식사 후와 주말만이라도 챙겨줄 필요가 있다.



김미선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치과 교수가 어린이의 충치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제공=강동경희대병원


서너살이면 올바른 칫솔질을 가르친다. 식사 및 간식 후 3분 안에 3분 이상 닦고 치실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인다. 혼자서 능숙하게 칫솔질 등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부모가 함께 실천해야 한다. 간식은 신선한 과일·야채 등 섬유소와 단백질이 풍부한 게 좋다. 3~6개월마다 치과에서 불소를 도포하고 씹는 면이 울퉁불퉁한 어금니 등은 실란트로 치아 홈을 메워주면 충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젖니 위치나 모양이 잘못됐더라도 ‘새 이가 나면 괜찮겠지’, 충치가 생겨도 ‘빠질 젖니인데 치료받을 필요가 있겠나’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부모들이 간혹 있다. 그러나 젖니에 생긴 충치를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염증이 치아뿌리(치근)까지 진행돼 주위 뼈가 녹고 잇몸에 고름 주머니가 생기며 이가 아파 음식물 섭취에 지장을 받게 된다. 염증이 젖니 아래에 있는 영구치의 싹으로 이환돼 영구치가 변형되고 뻐드렁니·주걱턱·덧니 등 부정교합이 생기기 쉽다. 충치 부위만큼 치아 크기가 줄어 영구치가 나오는 자리가 부족해지고 교정치료가 필요해질 수도 있다.

◇씹을 때 특정 치아 아프면 치아균열 의심을=첫 영구치인 큰 어금니는 평균 만 6세 무렵 유치 어금니 뒤쪽에서 올라온다. 김미선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치과 교수는 “큰 어금니는 가장 안쪽에 있는데다 나오는 도중 잇몸에 일부 덮여 있어 양치질이 힘들고 충치에 취약하다”며 “따라서 보호자는 이 무렵 아이의 구강을 자주 들여다보고 칫솔질 검사도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충치로 썩은 부분을 잘라내고 충전재로 때우는 수복·충전치료를 할 때 과거에는 회색 아말감을 많이 썼으나 단점이 많아 최근에는 치아와 색상이 비슷하고 강도도 높은 복합레진을 많이 쓴다. 올해 1월부터 만 12세 이하 어린이의 영구치가 썩어 복합레진으로 수복·충전치료할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돼 부담도 줄었다.

치아의 바깥 표면인 법랑질은 우리 몸에서 가장 단단한 부분이지만 칫솔질, 이갈이, 단단한 음식물 등을 씹는 과정에서 조금씩 마모되고 때로는 균열이 일어난다. 치아 균열은 미세하게 금이 간 것부터 치아가 깨지는 파절(破節·물리적 충격으로 치아가 깨짐)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통증이 없는 미세균열도 있지만 균열이 커지면 음식을 씹을 때 치아 안쪽의 신경·혈관들을 자극해 순간적으로 날카롭게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고 뜨겁거나 찬 음식을 먹을 때 이가 시린 경우가 많다. 지난해 치아파절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사람은 약 63만명으로 2014년보다 17%(9만여명) 증가했다. 10명 중 6명은 30~60대다.

손원준 서울대치과병원 교수는 “균열이 치아 크라운(머리) 부분에 작게 발생했다고 방치하면 계속 뿌리 쪽을 향해 진행돼 결국 치아를 살리지 못하고 뽑을 수밖에 없게 된다”며 “음식을 씹을 때만 특정 치아가 아프거나, 씹었다 뗄 때 아프거나, 찬물에 닿으면 특정 치아만 지나치게 시리다면 꼭 치과검진을 받아보라”고 당부했다.

균열 양상에 따라 경과 관찰, 접착 레진을 적용하거나 크라운을 만들어 씌우는 치료, 신경이 분포하는 치아 아래 깊숙이 균열이 이어져 증상이 지속될 경우 신경치료를 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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