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의미가 투자의 대상에서 나의 개성을 표출하고 지친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아늑한 나만의 공간’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홈인테리어 열풍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테리어 공사 같은 큰 비용이 들지 않아도 벽지 색상만 바꾸고 책장과 책으로 인테리어를 했을 뿐인데 평범했던 집이 북카페처럼 스타일링 되기도 합니다. 모든 생활 전반에 가심비가 크게 작용하며 흔하지 않은 디자인 덕에 들여 놓기만 해도 인테리어 효과를 주는 소품이나 가전도 덩달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당신은 어떤 홈스타일링으로 안식처를 머물고 싶은 꿈의 휴식 공간으로 만들고 있나요. 소비 트렌드가 소유에서 공유로 넘어가면서 홈스타일링도 공유 서비스를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인테리어나 가구와 소품의 트렌드가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마당에 큰 비용을 들여 사기는 부담스러우니까요. 이런 것도 빌려줄까 싶은 프리미엄 렌탈 아이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답니다.
◇숲 속 공기를 집으로=마음의 평화와 맑은 공기를 원하는 현대인들이 많아지면서 ‘플랜테리어’는 상업 공간이나 집의 핵심적인 인테리어 요소가 되었습니다.
1989년 미국 나사가 발표한 ‘공기 청정 연구’에 따르면 식물이 실내 공기 정화에 이로운 효과가 있으며 그 비밀을 녹색 잎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토양과 그 안에 사는 균류와 미생물에 있으며 이들이 서로 소통하고 성분과 영양물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 벤진, 트리클로로에틸렌과 같은 독성 물질과 공기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흡수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핀란드에서 온 숲 속 공기 정화시스템인 ‘스마트 그린월’ 나아바를 만난 것은 지난해 여름 용인 동백지구에 새로 오픈했다는 ‘동춘175’를 방문했을 때입니다. 벽에 ‘수직정원’이 펼쳐져 있는 것을 보고 숲 속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느끼며 보기만 해도 심신의 안정이 곁들었던 것입니다. 곧바로 직원에게 물어 저 수직정원을 집에도 설치할 수 있느냐 알아봤지요. 당시에는 론칭 초기라 상업 공간에만 허용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아쉬움을 발길을 돌렸고, 꼬박 1년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올해 8월 다시 노크를 했을 때 가슴 뛰게도 가정에도 렌탈 공급이 가능하다는 답을 얻어 냈지요. 많은 사람이 그러하겠지만 저는 매일 산을 찾고, 흙 위를 걷고 숲 속 공기를 폐에 가득 담는 꿈을 꿔왔습니다. 그러나 ‘매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고, 산세베리아 같은 공기 정화가 된다는 삐죽삐죽한 식물을 곳곳에 배치하는 것으로 마음을 달랬습니다. 어떤 이들은 흰 벽에 초록 빛깔의 수직정원 하나로 큰 인테리어 효과를 기대해 나아바를 들여놓기도 하겠지만, 초·분 단위로 가열차게 살다가 너덜너덜 집으로 돌아오는 저로서는 집에 있는 단 얼마의 시간이라도 제대로 숨을 쉬고 살고 싶었습니다.
나아바는 미세먼지라고는 눈곱 만큼도 없는 대표적인 북유럽 청정국가인 핀란드에서 왔습니다. 숲의 신선한 공기를 실내에 들여올 생각을 하다니 역시 국토의 70%의 숲으로 이뤄진 숲 속 국가답다는 생각입니다. 나아바의 모든 식물들은 미국 나사(NASA)가 선정한 공기정화식물입니다. 우리가 하루 맡는 실내 공기 호흡량이 1만 리터라 하는데 나아바에서 매 시간 뿜어져 나오는 자연 그대로의 공기가 최대 6만 리터라 합니다. 이걸 내가 어떻게 키우나 걱정했지만 월 1회 전문가가 방문해 알아서 다 관리해 줍니다. 흙에서 벌레가 나오진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역시 흙이 아닌 식물 뿌리의 기능을 극대화시키는 독자적인 무기성장 배양배지를 이용해 그런 염려도 없습니다. 핀란드 나아바 본사에 따르면 시간 당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의 평균 제거율이 57%, 공기 흐름 1회 당 평균 미세먼지 제거율 25%에 달한다고 하는군요.
이남규 나아바코리아 대표는 “식물에 의한 공기정화의 98%가 뿌리에서 일어난다”며 “나아바는 오염된 공기가 직접 뿌리 미생물과 만나게 해주며 팬을 통해 바람의 흐름을 일으켜 공기정화의 효율을 극대화 한다”고 설명합니다.
사실 첫 한 달은 숲 속 향기가 나는지 안 나는지 도통 알 수 없었지요. 그냥 눈이 시원하고 ‘설마 좋겠거니’ 마음의 평화를 갖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다만 자주 높게 올랐던 공기청정기의 수치가 낮아진 것으로 뭔가 효과가 있긴 한가 보다 하고 마음을 달랬지요. 3달째를 맞은 지금은 힘들 때 수직정원에 코를 묻고 심호흡을 합니다. 눈을 감고 있으면 숲에 온 듯 하지요. 우리 가족들은 부지불식간에 숲 향기를 맡으며 점점 건강해 지고 있습니다. 밖에서 먼지 알러지로 고생하다 집에만 들어오면 나아진 듯 했고, 비염 증상도 개선된 듯 보입니다.
◇그림 한 점으로 올리는 집의 품격=‘명품 가방을 하나 샀다’와 ‘그림을 하나 샀다’. 어느 쪽이 더 품격이 있어 보일까요. 그림은 사람이던 공간이던 품격을 높이는 마법을 부리는 것 같습니다. 벽을 무지로 두는 것과 가구와 가전과 어울리는 그림 한 점으로 채우는 것에 따라 공간의 아우라는 현격히 달라집니다. 그러나 그림을 구매하는 것은 뭔가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어떤 것을 사야 할지, 내가 어떤 그림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우리 집에 어떤 작품이 어울리는지, 가격이 부담스럽지는 않은지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렵지요. 그림 투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홈스타일링 트렌드와 맞물려 그림도 렌탈을 해주는 미술품 렌탈 벤처기업 ‘오픈갤러리’도 등장했습니다. 3만9,000원(10호)이면 계절의 변화와 더불어 1년에 4번 눈이 즐겁고 마음을 울리는 그림을 집에서나 사무실에서 즐길 수 있게 되었지요. 저렴이 포스터로 즐겼던 그림을 오리지널 페인팅의 가치를 만끽할 수 있게 된 것인데요, 그야말로 조화냐 생화냐의 차이입니다.
미술관을 몇 번을 가도 1~2시간 잠깐 그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 그림의 가치를 알기는 힘듭니다. 그림들이 또 내 공간에서는 어떤 가치로 발현되는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홍지혜 오픈갤러리 이사는 “그림의 가치를 경험시켜주기 위해 렌탈 사업을 시작했다”며 “3개월 마다 인테리어가 바뀌는 효과를 즐길 수 있다”고 귀띔합니다.
오픈갤러리가 보유한 작품은 900여명 작가가 그린 2만 7,000여점에 달합니다. 1개 작품당 프리미엄 정수기 보다도 저렴한 월 3만9,000원(10호)에서 시작하며 가장 큰 사이즈인 60호는 15만원입니다. 렌탈료는 사이즈에 따라 작품가의 1~3% 정도라고 하네요. 렌탈마저도 부담을 느끼는 첫 고객을 위해 3개월 총 9만9,000원에 ‘첫렌탈 할인이벤트(60호까지)’를 진행 중입니다.
그림 구매를 시작하는 초보자들도 렌탈부터 시작하는 경우를 권해봅니다. 그림이라는 것이 배우자를 고르는 것과 같아서 첫 눈에 반하는 그림 보다 내 공간과 나와 시너지가 나는 ‘볼매(볼수록 매력적인)’ 작품을 고르기 쉽지 않은데 렌탈 서비스를 통하면 이 같은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잠재력 있는 신인 작가의 작품을 200만~300만원에 잘 사뒀다가 10~20년 뒤 수 십억원의 가치로 뛰어오를지 모를 일입니다. 실제 안병광 서울미술관 회장이 2008년 35억원에 사들인 이중섭 작가의 ‘황소’는 작가가 30대 때 200만원에 불과했으니 말이지요.
홍 이사는 “젊은 작가 작품을 잘 사놓고 열심히 감상하다 보면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작가의 노력만으로도 굉장한 투자 가치 있는 작품으로 훌쩍 커 있을 것”이라며 “수 억원에 팔리는 작품의 현재 가격을 볼 것이 아니라 누가 얼마에 샀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귀띔합니다.
◇이탈리아 디자인 거장이 만든 침대를 내 침실로=힐링과 웰빙에 지대한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침대의 디자인은 물론 매트리스를 정말 중시합니다. 모든 병과 치료의 근원은 숙면 여부에 달려 있으니까요. 얼마 전 유명을 달리한 이탈리아 출신 산업디자인계 거장 고 알렉산드로 멘디니가 브랜딩부터 디자인까지 직접 참여한 ‘피졸로’의 움직이는 침대 ‘모션베드’를 렌탈로 누릴 수 있는 길이 있답니다. 색상은 잉크 네이비, 머랭그레이, 멘디니블루, 쉬폰베이지, 라즈베리레드로 다양하며 슈퍼싱글부터 퀸, 듀얼킹 사이즈까지 1인 가구도 즐길 수 있습니다. 네이비와 그레이 컬러는 대기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습니다. 모션베드 프레임은 5단 분절구조로 경쟁사의 다른 침대 보다 각도 조절이 다양하다고 합니다. 은은한 빛의 스탠드 아래에서 시크하고 멋드러진 침대에 ‘누워서 앉아 있는’ 자세로 책도 읽고 영화보기를 즐길 수 있지요. 60개월 렌탈 기준(부가세 포함)으로 슈퍼싱글 6만 9,900원, 퀸 7만 9,900원, 듀얼킹 8만 9,900원의 가격으로 침실의 꽃인 침대를 이탈리아 디자인 침대로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생활산업부장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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