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페이스북이 발행을 추진하는 암호화폐 리브라에 경계심을 느껴 자체 암호화폐 구상을 타진하고 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 정책입안자들이 총출동하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는 연준 암호화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연준은 페이스북과 같은 민간 기업이 암호화폐를 발행해 글로벌 결제체계를 장악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브라 출시가 좌절되더라도 다른 대기업이 같은 시도를 할 수 있는 만큼 연준에선 자체 암호화폐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자체 암호화폐 발행에 대한 구상은 유럽에서 먼저 나왔다.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8월 각국 중앙은행들이 각국 통화로 뒷받침되는 암호화폐를 만들어 네트워크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 같은 네트워크로 준비통화인 미국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위안화가 차기 기축통화가 되면 발생할 리스크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카니 총재의 진단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중앙은행의 암호화폐 발행에 대해 “공상과학 소설로만 볼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대다수 중앙은행이 암호화폐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으며 다수가 구상을 넘어 실험과 개념검증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연준이 구상하는 암호화폐의 구체적인 형태는 아직 불투명하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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