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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영상매체에 길들여지면 수동적 사고에 익숙해져"

서혁 이화여대 국어교육과 교수

"비판력, 창의력 깊은 사고력에서 나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읽기 환경시급"

"글자, 영상, 이미지 포함 디지털 독서"





“어릴 때부터 영상 매체에 길들여지면 자칫 비판적으로 사고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더 늦기 전에 이용하기 편리한 디지털 독서 환경 조성과 콘텐츠의 확장이 시급합니다.”

텍스트에서 영상으로 매체의 환경이 바뀌면서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 저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문해력이란 글을 읽어 해석하고 지식과 정보에 접근해 분석·평가·소통하며 개인과 사회의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말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수학능력시험에서 과학탐구 영역의 문제를 읽고 내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수험생들이 늘고 있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문해력이 떨어지면 지식과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의사소통에도 오류가 발생할 뿐 아니라 심각한 경우 조직 내 생산성이 저하될 수 있다.

이같은 사회적 우려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읽기 연구에 몰입하고 있는 서혁(사진) 이화여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최근 만났다. 그는 “영화를 볼 때 사람들은 2시간 넘게 스크린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면서 “한 순간도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정보를 치밀하게 연결해 쉴 틈을 주지 않아 관람객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사고력을 발휘하거나, 내용을 분석하고 비판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깊이 있는 사고력 훈련을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청소년기에 지나치게 영상 매체에 노출되면 영상매체가 이끄는 대로 수동적인 사고에 익숙해지기 쉽다”면서 “수동적인 사고는 자신의 삶 자체를 수동적으로 만들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렇다고 서 교수는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을 외면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환경에서도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매체를 바꿔야 한다는 것. 디지털 독서환경은 글자의 범주를 넘어서 이미지, 영상 등 복합적인 매체를 활용할 수 있다. 종이 책을 전자형태로 바꿔놓은 현재의 전자책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는 게 서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2000년대 초 국내 출판계가 전자책 개발에 적극 나섰지만 독자들에게 한 걸음 더 들어가기 위한 시도에는 인색했다”면서 “이제 단순한 전자책 제작을 넘어 시각, 촉각, 청각 등 오감을 동원해 콘텐츠를 읽고 스스로 사고하고 비판할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을 적용한 읽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교육부에서도 디지털 교과서 개발을 위한 연구에 공을 들였지만 공교육 현장에서는 외면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종이책을 전자 형태로 옮겨놓는 형식이라면 유튜브 등 영상매체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흡인력있는 매체로 다가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읽는다’는 행위는 글자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글자, 영상, 이미지 등 다양한 매체를 복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통적 의미에서의 읽기는 해독과 독해를 바탕으로 교양 혹은 정서적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자발적이며 통합적인 성격이었다면 최근에는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면서 “소설 읽기는 물론 세상 읽기, 영화 읽기 등 이해, 분석, 판단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읽는다’는 행위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려면 어릴 때 독서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서 교수는 “독서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평생독자를 키우는 것”이라면서 “책을 읽고 평생 한번이라도 ‘심쿵’ 혹은 ‘뇌쿵’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책을 손에서 놓지 않게 된다. 이 같은 습관을 중고등학교 시기에 형성해야 하며, 이는 곧 디지털 문해력 향상의 지름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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