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르드 민병대(YPG)를 겨냥해 미국과 합의한 기한 내 안전지대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군사작전을 재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중재로 시리아 북동부에서 벌어지는 터키 군사작전일 일시 중지됐지만 휴전 약속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터키 중부 카이세리 주(州)에서 열린 집권당(정의개발당) 행사에서 “만약 합의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120시간이 지나자마자 작전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한 뒤 “테러리스트들의 머리를 짓뭉개버리겠다”면서 군대식 거수경례를 했다.
터키는 지난 9일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YPG가 자국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지부라고 주장하며 시리아 국경을 넘어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터키군은 제공권과 중화기를 앞세워 YPG가 주축을 이룬 시리아민주군(SDF)을 몰아붙였다.
양측은 미국의 중재로 17일 오후 10시부터 120시간 동안 조건부 휴전에 합의했다. 휴전 조건은 YPG가 120시간 안에 터키가 설정한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하고 터키군이 안전지대를 관리하는 것이다.
터키는 시리아 북동부 국경을 따라 폭 30㎞에 달하는 안전지대를 설치하고 자국 내 시리아 난민 100만명 이상을 이주시킬 계획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의 보호를 받는 시리아 정부군이 우리 작전 구역 중 일부에 주둔 중”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 문제를 논의해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는 22일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앞서 터키군의 공격으로 궁지에 몰린 쿠르드족은 지난 13일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알아사드 정권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반군의 공격에서 수도 다마스쿠스를 지키기 위해 북동부에서 철수했으나 쿠르드족의 지원 요청에 터키 접경 지역에 병력을 배치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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