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유해로 발굴된 6·25 전사자가 유전자(DNA) 검사 덕분에 신원을 확인하고 가족을 찾았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 2011년 5월6일 강원도 평창군 면온리 일대에서 발굴한 6·25 전사자 유해에 대해 유가족 DNA 검사를 실시한 결과 고(故) 김홍조 하사(현 계급 일병)로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6·25 전사자의 유골에 대한 신원확인은 발굴 작업 이후 136번째이며 DNA 검사를 통해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국방부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는 보유 유전자 중 2013년 이전에 검사했던 6·25 전사자의 유전자 7,400여건을 대상으로 유가족 유전자 4만3,000여건을 대조한 결과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원이 확인된 김 하사는 1923년 7월15일 경남 울주군 상북면에서 4남 4녀 중 셋째로 태어나 27세 때 국군 제7사단 8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후 1951년 2월11일 강원 평창 면온리 일대 속사리~하진부리 부근 전투(1951년 2~3월)에서 중공군과 전투를 벌이다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인 정종인씨는 고인의 남겨진 유품이 없는 탓에 사진을 본뜬 초상화(사진)를 액자로 만들어 방에 걸어 놓았고 매일같이 돌아오기를 기도하며 지냈다고 한다. 초상화로 봤던 아버지를 68년 만에 만나게 된 딸 김외숙씨는 “유해발굴 사업을 통해 아버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드디어 이뤄졌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이 순간을 맞이하시면 좋을 텐데 지금에서야 아버지가 가족 품으로 돌아오신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유가족과 협의를 거친 후 귀환 행사와 안장식을 통해 유해를 추후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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