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0일 자카르타 시내 의회 의사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이번 대선에서 조코위 대통령과 함께 출마해 당선된 마룹 아민 부통령이 이날 같이 취임했다.
취임식에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등 주변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미국에서는 일레인 차오 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왕치산 부주석, 나카야마 노리히로 외무성 정무관 등을 세 나라의 경축 특사로 각각 파견했다.
노 실장은 이날 밤 조코위 대통령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다. 문 대통령은 “소중한 친구 조코 위도도 대통령님의 취임을 축하한다”며 SNS에 친서 내용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님께서 보여주신 우정과 신뢰 덕분에 인도네시아와 한국은 아세안에서 유일한 ‘특별전략적동반자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대통령님의 ‘진보하는 인도네시아’ 비전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을 잘 조화해 양국이 공동번영을 이뤄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부 자바에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가구 사업으로 성공한 조코위 대통령은 친서민 정책과 소통형 리더십으로 2014년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당선돼 인도네시아에서 군부나 기성 정치권 출신이 아닌 첫 대통령이 됐다. 그는 개혁적 이미지로 ‘인도네시아의 오바마’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고, 올해 4월 17일 치러진 대선에서 55.5%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앞서 두 번째 임기 비전을 발표하면서 지속적인 인프라 확충과 인적 자원개발, 투자 문호 개방, 관료 개혁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재선 당선 후 올 하반기 들어 다양한 문제에 직면한 상태다. 뉴기니섬 인니령 파푸아에서 소요사태가 발생해 주민들이 독립투표를 요구하고 있고, 자카르타 등 전국에서 반부패법과 형법개정 반대 시위가 잇달라 열려 그의 정치적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시위 참가자 수는 1998년 민주화 시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날 취임식을 앞두고도 산발적 시위가 이어졌다. 지난 10일에는 위란토 정치법률안보조정 장관이 괴한에게 습격을 당하는 등 테러 우려가 커져 이날 군·경 3만여명을 배치해 보안을 강화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금명간 새로운 내각 각료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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