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종교지도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통합뿐 아니라 ‘극일(克日)’에 대한 의지도 다졌다. 특히 문재인 정부 대외 경제 정책 핵심축 중 하나인 신남방정책의 성과로 꼽히는 한국-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도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이미 아시아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말도 있는데, 앞으로 아세안 그리고 인도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것 같다”며 “우리로서는 중국에 대한 편중·의존이 심하기 때문에 다변화하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CEPA를 체결한 인도네시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 간의 협력 중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이 방산·국방의 협력인데 (인도네시아에) 지금 우리 잠수함을 수출하고 차세대 전투기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등 아주 높은 수준의 협력으로 가 있다. 그래서 관계도 특별전략적동반자관계로 격상됐다”고 설명했다.
조코위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 참석차 경축특사 자격으로 인도네시아를 다녀온 노영민 비서실장도 “사실상 인도네시아는 일본의 앞마당이다. 인도네시아 차량의 97%가 일제”라며 “그런데 이번에 CEPA가 타결되면서 우리가 일본보다 교역 조건이 더 낫게 됐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결단한 것”이라 설명했다. 이번 협정으로 한국은 수입품목 중 95.5%, 인도네시아는 93.0%의 관세 철폐에 합의했다. 인도네시아 시장 문턱을 대폭 낮춰 일본산 제품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한국형 경제성장모델이 한국 외교의 강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찬에 참석한 김희중 대주교가 “일본이나 중국은 제3세계를 지원할 때 조건을 많이 단다. (하지만 한국은) 어려운 나라를 도와줄 때는 조건 없이, 또 조건을 달더라도 그 나라가 자생할 수 있는 조건으로 해서 10~20년이 지난 다음에 ‘한국이 참 고마운 나라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하자 문 대통령은 “그것이 한국 외교의 강점이다. 한국은 말하자면 ‘부담 없는 나라’이고 관계에 있어서도 과거에 어려웠다가 한국이 조금 먼저 경제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한국의 경제성장 경험이 자기들에게도 아주 좋은 롤모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