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조롱’ 논란의 중심에 선 유니클로가 해당 광고를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굉장히 화가 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용주 무소속 의원은 유니클로 광고 영상을 국감장에서 보이면서 박 장관에게 “국내에서 영업하는 기업(유니클로)이 국민 감정과 역사를 부정하는 영업에 대해 국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질문을 받은 박 장관은 “해당 기업(유니클로)이 광고를 방영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한 학생이 할머니와 유니클로의 광고를 패러디 한 영상도 공개하면서 “독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독일은) 가만이 있겠느냐”고 질문을 이어갔다.
박 장관은 “굉장히 화가 나는 일이다. 국가가 아무런 일을 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다”라면서 “문화체육관광부나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부처와 상의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제재 근거에 대해서도 “관련 부처와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도발로 촉발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던 유니클로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조롱하는 듯한 광고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위안부 할머니를 비꼬는 듯한 이번 유니클로 광고”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올린 사람은 “방금 유니클로 광고 보다가 너무 어이가 없었다”며 “일본 유니클로가 아무 생각 없이 이 광고를 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일본과 한국 사이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조롱한 것 같다는 느낌이 온다. 불매 제대로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니클로는 지난 15일부터 ‘유니클로 후리스 : LOVE & FLEECE편’ 국내 CF방영을 시작했다. 광고 내용을 보면 패션 컬렉터 98세 할머니와 패션 디자이너 13세 소녀가 등장한다. 소녀가 할머니에게 “스타일 완전 좋은데요. 제 나이 때는 옷을 어떻게 입었냐”고 질문을 던진다. 그러자 할머니는 “80년도 더 된 걸 어떻게 기억하냐”고 되묻는다. 이후 서로 웃으면서 광고는 마무리된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80년도 더 된 걸 어떻게 기억하냐”라는 대사다. 80년 전이면 1940년대고, 이 시기는 한국의 일제강점기 시기다.
할머니가 80년 전을 언급하며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한 부분은 한국 여성들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시기를 연상하게 되기 때문에 논란을 살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분석이다.
사태가 확산되면서 유니클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모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새 광고 송출을 전면 중단했다.
유니클로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광고는 후리스 25주년을 기념한 글로벌 시리즈로 어떠한 정치적 또는 종교적 사안, 신념, 단체와 연관 관계가 없다”면서 “하지만 많은 분이 불편함을 느낀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여 즉각 해당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유니클로는 그러면서 “19일부터 디지털을 포함한 대부분 플랫폼에서 광고를 중단했다”며 “일부 방송사는 사정에 의해 월요일부터 중단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니클로는 해당 광고가 “위안부를 조롱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정면 반박했다. 하지만 민감한 시기, 예민한 주제로 논란이 불거진 데에 부담을 느끼고 광고를 내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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