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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축하친서 보냈다" ...李총리, 일왕 직접만나 인사

궁정연회 참석 "日국민 행복하길"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나루히토 일왕을 직접 만나 “레이와(令和)의 새로운 시대에 일본 국민이 더욱 행복해지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축하 친서를 보내셨다”며 문 대통령의 축하 인사를 대신 전했다. 이 총리는 24일 아베 신조 총리와의 면담 때도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역대 최악의 한일 갈등에 대한 해법 찾기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추가 파국을 막기 위한 수면 위 움직임이 이 총리의 방일과 함께 시작됐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공군 1호기 편으로 도쿄에 도착한 후 일왕의 거처인 고쿄로 이동해 남관표 주일대사와 함께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한국 대표로 참석했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 등 일본 정부 대표 인사 및 170여개국의 축하 사절 등과 함께 궂은 날씨 속에서도 즉위식을 지켜봤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와 마찬가지로 연미복을 입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이 총리는 이날 저녁 같은 장소에서 열린 궁정 연회에 참석해 나루히토 일왕에게 축하 인사를 직접 전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오후 도쿄 신주쿠 신오쿠보역 인근 한인 상가를 방문해 재일 동포들이 운영하는 상점을 둘러본 후 현지 언론의 질문에 일본어로 답하고 있다./도쿄=연합뉴스




이 총리는 출국에 앞서 서울공항에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와 20여분간 환담을 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한일관계에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두 나라가 지혜를 갖고 잘 관리해나가기를 바란다”면서 “단 한번의 방문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한 발짝 나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나가미네 대사는 “이 총리께서는 일본에도 잘 알려지신 분”이라며 “특히 일본 언론에도 이번 방일 소식이 널리 보도됐고, ‘지일파’ 한국 총리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 총리는 24일 아베 총리 면담 과정에서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이 담긴 친서를 전할 예정이다. 이후 분위기가 호전된다면 양국 간에 다음달 한일정상회담 개최 여부 등이 타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오후 도쿄 신주쿠 신오쿠보역 인근 한인 상가를 둘러보고 있다./도쿄=연합뉴스


한편 이 총리는 일왕 즉위식 참석 후 지난 2001년 전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승객을 구하려다 숨진 고(故) 이수현씨의 추모비가 있는 신오쿠보역을 방문했다. 이 총리는 ‘한일 우호의 상징’으로 불리는 이곳에 헌화한 후 “한일 두 나라를 길게 보면 1,500년의 우호 교류 역사가 있다. 불행한 역사는 50년이 안 된다”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처럼 50년이 되지 않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우호 협력의 역사를 훼손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도쿄=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을 위해 남관표 주일 대사와 함께 고쿄로 입장하고 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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