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시작된 23일 진보단체와 보수단체가 각각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과 발부를 요구하기 위해 서초동에 모인다.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 중이다.
검찰개혁을 요구한 촛불집회를 주도해온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9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국민필리버스터 정경심 교수 기각 촉구 집회’를 연다. 필리버스터는 원래 의회 내에서 소수파가 다수파의 독주를 막기 위해 하는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행위를 뜻한다. 적폐청산연대 관계자는 이날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조국 일가를 둘러싼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저항하기 위해 시민들이 연이어 발언하는 형식의 집회라는 의미에서 ‘국민필리버스터’라는 말을 사용했다”면서 “검찰은 정 교수가 받는 11가지 의혹에 대해 국민이 충분히 납득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 교수를) 포토라인에 세워가며 면박을 줬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 교수의 영장실질심사가 끝나 구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이날 늦은 밤이나 24일 새벽까지 서초동에 머물겠다는 방침이다. 적폐청산연대는 이날 집회 참가 인원을 1,500명으로 신고했다.
같은 날 오후 4시 적폐청산연대 집회 장소 인근인 서초구 법원삼거리에서는 보수 성향 단체인 자유연대가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촉구 집회’를 개최한다.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황장수의 뉴스브리핑’을 운영하는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도 오후 7시부터 구속영장 발부 촉구 집회를 진행한다. 자유연대 관계자는 “국민들의 의견은 정경심이 구속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상적인 법원이라면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자유연대는 이날 집회 인원으로 300명,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는 500명을 각각 신고했다.
성격이 다른 진보단체와 보수단체가 서로 인접한 곳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하면서 경찰은 서초동 일대에 경찰병력 34개 부대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계획이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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