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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에르도안 '쿠르드 민병대 철수' 합의

시리아 북부에 '안전지대' 설치

숙원 이룬 터키, 군사작전 중단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정상회담 후 악수하고 있다. /소치=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터키 접경의 시리아 북부에서 쿠르드민병대를 철수시키고 양국이 이 일대를 합동 순찰하기로 합의했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23일 정오부터 150시간 이내에 쿠르드 인민수비대(YPG)와 중화기들을 시리아와 터키 국경 30㎞ 밖으로 철수시키는 데 합의했다. 터키군과 러시아군은 YPG의 철수를 확인하기 위해 시리아와 터키 간 국경으로부터 폭 10㎞에 걸친 터키 군사작전구역에서 합동순찰을 실시하기로 했다. 시리아 북부에 안전지대(완충지대)를 만들겠다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바람이 이뤄진 셈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프라테스강 동쪽의 시리아 국경을 따라 길이 444㎞, 폭 30㎞에 달하는 안전지대를 만들고 여기에 터키 내 시리아 난민 360만명 중 100만명을 이주시키겠다고 주장해왔다. 터키는 테러 세력으로 간주하는 YPG를 시리아 북부에서 몰아내겠다는 생각에서 지난 9일 ‘평화의 샘’ 작전을 개시했다. 양측은 ‘평화의 샘’ 작전 구역에 포함되지 않은 카미슐리에서도 YPG를 철수시키기로 했다.



안전지대가 보장된 터키는 쿠르드에 대한 추가 군사작전도 중단했다. 터키군은 미국의 중재로 17일 오후10시부터 120시간 안에 터키에서 설정한 안전지대 밖으로 YPG가 철수하는 조건으로 5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터키 국방부는 이날 밤 휴전기간 종료 직후 “시리아 접경 지역에서 YPG가 완전히 철수했다고 미국이 알려왔다”며 “쿠르드군에 대한 추가 군사작전을 벌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터키와 러시아가 미군 철수로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는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4일 시리아 북부에서 주둔군을 철수시키겠다고 발표하면서 터키는 쿠르드를 몰아내고 시리아 정부를 지원해온 러시아는 북부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와의 테러전이 벌어졌을 당시 중동 문제를 외면했던 러시아는 최대 중재자 역할까지 하게 됐다. 미 CNN방송은 “쿠르드를 외면한 미군 철수는 푸틴에게 선물이 됐다”면서 이번 합의의 최대 지정학적 패배자가 미국이라고 지적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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