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의 언급은 우선 금강산관광 재개 불가의 책임을 ‘남 탓’으로 돌렸다는 점에서 매우 잘못됐다. 금강산관광이 재개되지 못하는 근본 이유는 북한 핵 폐기의 답보 상태다.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없으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나 해제가 어렵다. 둘째, 2008년 북한군이 금강산관광객 박왕자씨를 사살한 게 관광 중단의 원인인데 북한은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셋째, 현대아산이 2002년 북한 조선아태평화위원회와 체결한 금강산관광지구 50년간 독점개발 계약을 위반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지시했다. 현대아산은 이 계약에 따라 사업권 비용으로 5,300억원가량, 호텔 건설 등에 2,2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넷째, 남북 정상의 지난해 9·19평양선언 등을 휴지 조각으로 만드는 행태다. 금강산관광 정상화와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등에 합의한 것에 역행하는 처사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북측이 요청할 경우 언제든지 협의해나갈 계획”이라며 대북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정부는 북한의 불만 표시와 몽니에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 시설물 불법철거 시도에 단호히 대응하면서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 이행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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