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54)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24일 전격 구속된 가운데 이날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시민들은 사필귀정이라며 정 교수의 구속 소식을 반겼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옥수역에서 만난 김경호(29)씨는 “올 것이 왔다”며 “정경심은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구속 상태에서 철저하게 수사받으며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의도에서 출근 중이던 직장인 A씨(37)도 “조국 동생의 영장 기각 소식 때문에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었는데 정경심이 구속돼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경심의 주식 매입 자금이 조국 계좌에서 인출됐다고 하던데 이렇게 되면 조국도 구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국 일가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정 교수의 구속영장 발부를 환영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직장인 B(30)씨는 “남은 자녀들과 정 교수의 건강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면서도 “하지만 기왕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니 정 교수 관련 표창장 위조부터 사모펀드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이 확실하게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시민 일부는 정 교수의 구속에 저항감을 드러냈다.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서초동 촛불집회’에 수차례 참여했다는 이병훈(41)씨는 “정경심 교수의 구속을 포함해 최근 법원과 검찰이 조국 일가에 대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며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구속했다는데 ‘우려’라는 말은 너무 주관적인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수원으로 출근 중이던 송모(26)씨도 “그간의 일을 살펴보면 조국이라는 개인을 도마 위에 올려 난도질하다가 잡은 꼬투리인 정경심이라는 또 다른 개인을 구속한 것”이라며 “한 개인을 저격하는 것이 이번 사건의 핵심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부터 구속 찬반 집회를 열고 밤늦게까지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리던 참가자들의 반응 또한 극명하게 갈렸다.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 반포대로에서 정 교수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던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 측은 “말도 안 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인근에서 집회를 열던 보수 성향의 자유연대, 반대한민국세력 축출연대, 행동하는 자유시민 등은 “우리가 승리했다”면서 “조국 전 장관도 구속하라”고 외쳤다.
/이희조·한동훈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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