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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나면 대형사고…국내 숙박업소 화재에 취약

소비자원 조사 20곳 대부분 소방시설 미비

객실 내 소화기 등 시설 구비 의무화해야

/사진제공=한국소비자원




/사진제공=한국소비자원


국내 일부 숙박업소의 소방시설이 미비해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수도권에 위치한 모텔과 여관, 여인숙 등 일반숙박업소 20개소에 대한 안전실태 조사 결과 대부분 소방시설이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조사대상 20개소 모두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있지 않아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안전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개소 중 19곳은 강화된 객실 내 완강기 설치 기준에 적합하지 않았다. 완강기를 사용해 탈출하는 통로인 창문 등이 열리는 정도가 기준보다 적어 완강기가 구비돼 있더라도 탈출할 수가 없는 곳도 16곳이나 됐다. 객실 내 소화기가 없는 곳은 18곳, 비상구 통로에 장애물을 쌓아둬 화재 시 신속한 대피가 어려운 곳도 19곳에 달했다.

객실 내 완강기와 스프링클러의 경우 최근 기준이 강화됐다. 이번 조사 대상 업소는 기준 강화 전에 인허가를 받은 만큼 소방시설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원은 기준을 소급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소방시설법에는 완강기 설치 개수에 대한 별도 언급이 없었지만 2015년 1월 개정된 법에서는 2개 이상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6층 이상 특정 소방대상물의 경우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법이 강화됐다. 또 소방시설법에 따라 바닥면적이 33㎡ 이상인 객실에 소화기를 비치하도록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숙박업소가 객실 면적이 33㎡ 이하여서 설치 의무가 없었다.

그러나 소비자원은 지난해 국내 숙박업소에서 발생한 화재 417건 가운데 28.5%가 객실 내 발화가 원인이었고,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점을 고려하면 초기진압이 가능하도록 면적과 관계없이 객실 내에 소화기를 구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소방청에 숙박업소 내 소방시설 관리·감독 강화와 완강기 설치 기준 소급적용, 객실 내 소화기 비치 의무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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