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가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데는 4개 홀이면 족했다. 지난 8월 다섯 번째 무릎 수술을 받은 우즈가 복귀 첫 라운드부터 순위표 맨 윗줄을 차지하며 우승 사냥에 힘차게 시동을 걸었다.
우즈는 24일 일본 지바현 인자이시의 나라시노CC(파70·7,041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조조 챔피언십(총상금 975만달러) 1라운드에서 보기 3개를 기록했지만 9개의 버디를 쓸어담았다. 6언더파 66타를 스코어카드에 적은 그는 올해 US 오픈 챔피언인 게리 우들랜드(미국)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우즈는 왼쪽 무릎 관절경 수술을 받은 뒤 약 두 달 만에 출전해 2019-2020시즌을 시작했다. 이번 조조 챔피언십은 이번 시즌 일곱 번째 대회다.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우즈가 정상까지 질주하면 PGA 투어 통산 82승을 기록하고 2002년 세상을 떠난 샘 스니드(미국)의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우즈는 지금까지 통산 열여섯 차례 경기에서 1라운드를 선두로 마쳤는데 그중 10번은 우승을 차지했다. 첫날 1위에 오른 건 2009년 PGA 챔피언십 이후 10년 만이다.
이날 우즈의 출발은 보기-보기-보기로 암울했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그는 첫 2개 홀에서 티샷을 물과 벙커에 빠뜨렸고 12번홀(이상 파4)에서는 세 차례 퍼트를 했다. 하지만 이것이 마지막 보기였다. 14번홀(파5) 3.6m 퍼트를 성공해 자신의 새 시즌 첫 버디를 기록한 뒤 15번(파4)과 16번홀(파3)까지 3연속 버디로 초반의 부진을 만회했다. 18번홀(파5)에서 1타를 더 줄인 우즈는 후반 들어 3번(파3)과 4번(파4), 5번(파3)에서 또 한 차례 3연속 버디를 엮으며 신바람을 냈다. 마지막 9번홀(파4)에서는 숲으로 향하던 드라이버 티샷이 나무를 맞고 코스 안쪽으로 떨어지는 행운을 놓치지 않고 1m 버디로 연결, 13년 만에 자신의 경기를 보기 위해 몰린 일본 갤러리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호조를 보인 아이언 샷과 중거리 퍼트를 앞세워 14번부터 마지막 9번홀까지 14개 홀에서 버디 9개를 집중했다.
홈 코스의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일본에서 처음 열린 PGA 투어 정규 대회 첫날을 5언더파 단독 3위로 마쳤다. 2018-2019시즌 생애 첫 승을 거둔 강성훈(32)이 3언더파로 공동 4위를 달렸고 일주일 전 더 CJ컵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진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뉴질랜드교포 대니 리(29)는 안병훈(28)과 함께 이븐파 공동 25위에 자리했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2오버파 공동 47위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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