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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쌉니다 천리마마트' 박호산, 계략 꾸밀 때마다 호감도 상승...왜?

‘쌉니다 천리마마트’에서 박호산이 계략을 꾸밀 때마다 호감도가 상승하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사진=tvN_쌉니다 천리마마트




tvN 불금시리즈 ‘쌉니다 천리마마트’(연출 백승룡, 극본 김솔지, 기획 tvN, 스튜디오N, 제작 tvN, 12부작)에서 DM그룹 전무 권영구(박호산)는 1인자를 꿈꿨고, 그래서 DM그룹 이사였던 정복동(김병철)과 대립했다. 천리마마트에 자신이 저지른 비리를 정복동이 알아낼까 두려워 첩자를 심어놓기도 하고, 직접 문제가 될 만한 서류들을 몰래 빼오기도 했다. 즉 온갖 권모술수를 일삼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복동을 견제하는 인물이다.

이 드라마의 대표 악역이지만, 밉기는커녕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먼저 그의 풍부한(?) 표정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권영구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그니처 표정이 있으니, 바로 인상을 쓰며 한쪽 눈을 찡그리는 것. 주로 문석구(이동휘)가 황당한 이야기를 할 때면, 말은 없어지고 이 표정을 지으며 째려보는데, 문석구는 그제야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고 꼬리를 내린다. 진지한 대화 속에 툭 튀어나오는 이 시그니처 표정 때문에 웃음이 터지는 것.

거기다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취미는 반전이다. 그가 정복동 감시만큼 신경 쓰고 것이 바로 화초 관리. 앙증맞은 열매를 달고 있는 작은 낑깡나무를 늘 금이야 옥이야 닦는 모습이 의외의 귀여움을 뿜어낸다. 이외에도 목욕 후 거울 앞에서 두툼한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화장품을 바르는가 하면, 몰래 자료보관실에 잠입했을 땐 보안 레이저 광선을 피하기 위해 마치 매트릭스를 연상시키는 유연함을 자랑했다. 마초 같은 외모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이 섬세함이 너무나도 치명적이다.

중후한 목소리로 구사하는 찰진 비유는 매력의 정점을 찍는다. 자꾸만 되묻는 문석구에게 “돌림노래 좋아해? 왜 같은 말을 두 번씩 하게 하지?”라더니, 이번엔 문석구가 정복동의 화장실 출입 시간을 늘어놓자 “돌림노래 하지 말랬더니 판소리를 해?”란다. 정복동을 배신하란 의미를 문석구가 이해하지 못하자, “귓구멍에 슬라임을 박아놨어”라고 일침했다. 시청자들에겐 귀에 쏙쏙 박히는 비유다.



“싱크로율 100%”라며 호평 받는 박호산의 찰떡같은 연기가 더해져, 보통 드라마 같았으면 분노를 유발할 대기업 중역의 계략도 귀여워 보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매력부자 권영구. 정복동과의 본격적인 대립이 시작되니, 그의 활약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쌉니다 천리마마트’ 매주 금요일 밤 11시 tvN 방송.

최재경 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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