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표 의원은 24일 기자들에게 단체 문자메시지를 보내 “오랜 고민과 가족회의 끝에 총선 불출마 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표 의원은 별도로 첨부한 글을 통해 “사상 최악 20대 국회, 책임을 지겠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했다. 제가 질 수 있는 만큼의 책임을 지고 불출마 방식으로 참회하겠다”고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표 의원은 “상대 정파가 아닌 중립적 시민 혹은 저를 지지했던 시민들에게서조차 ‘실망했다’는 말을 듣는 일이 여러 차례 있었다”며 “하나하나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보다는 4년의 임기를 끝으로 불출마함으로써 그 총체적 책임을 지고자 한다”고 속내를 밝혔다.
표 의원은 또 “입후보하지는 않지만, 민주당 용인 정 지역위원장으로서 다음 총선 승리를 위해 제가 할 역할, 최선을 다하고 물러나겠다”며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되돌려서는 안 된다. 불출마를 통한 제 반성과 참회와 내려놓음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표 의원은 입장 발표 이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스스로에게서 야기된 공정성 시비가 내로남불이라는 모습으로 비치는 게 너무 가슴 아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표 의원은 “제가 속한 집단에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다른 사람들이 마라톤 뛰는 페이스로 정치를 한다면 나는 100m 달리기로 한 것 같다. 더는 못 뛰겠는 상태”라고 현재 상황을 표현했다.
표 의원은 이어 불출마 선언에 대한 당 지도부와의 상의 여부에 대해서는 “지도부에 미리 말하면 출마를 설득할 것 같았다”며 “그렇게 되면 서로 불편해지니, 미리 말은 안하고 기자분들에게 (불출마 선언문을) 보내기 10분 전에 텔레그램으로 말씀드렸다. 그래서 좀 불쾌하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 의원은 또 총선 이외의 정치권 역할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으로선 전혀 없다”면서도 “2015년 10월까지 ‘절대로 정치 안한다’고 트위터에 올렸다가 두 달도 안돼 번복했다. ‘절대’, ‘영원히’ 이런 말씀은 못 드린다”고 덧붙였다.
표 의원은 지난 2015년 12월 문재인 대통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이 직접 발표한 영입인재 1호다. 안철수 전 의원의 탈당과 함께 문 대통령이 당내 비주류 의원들로부터 거취 압박을 받으며 벼랑 끝에 내몰렸을 당시 ‘반전 카드’로 선보인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경찰대 교수·범죄과학연구소장 등 이력을 가진 전문가이자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 등에 앞장서며 박근혜정부와 선명하게 각을 세운 인물로 문 대통령의 ‘정면 돌파’ 의지를 상징하는 영입 사례로 꼽힌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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