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는 24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다음 달 5일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한일갈등의 중대 분수령이 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11월 23일) 직전 방한하는 만큼 스틸웰 차관보는 우리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무부는 스틸웰 차관보가 방한 기간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한미동맹 강화, 인도·태평양 전략의 협력, 한국의 신남방정책에 대해 논의한다고 밝혔다.
스틸웰 차관보는 한일 갈등 와중인 지난 7월 한국을 찾아 “미국은 가까운 친구이자 동맹으로서 이들(한일)의 해결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며 수위 조절을 한 바 있다. 이번 스틸웰 차관보의 방한 시기는 지소미아 종료를 앞둔 시점이어서 지난 방문 때와는 달리 우리 정부의 태도변화를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스틸웰 차관보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 산하 아시아·태평양 및 비확산 소위가 ‘동아시아·태평양 내 미국의 이익과 2020 회계연도 예산’을 주제로 개최된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발언 자료를 통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위해)우리는 국제적 단결과 기존 제재들의 지속적인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역내 및 전 세계에 있는 동맹들 및 파트너들, 특히 한국, 일본과 긴밀하게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일본 및 한국과의 3국 간 안보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막대한 노력을 쏟고 있다”며 한일 지소미아의 중요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스틸웰 차관보는 오는 25~27일 ‘후지산 대화’로 알려진 미일 간 연례 비즈니스·정책 대화에 참여해 정책 전문가들과 함께 인도·태평양의 시급한 주제들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을 방문한 뒤 한국을 찾는 만큼 물밑에서 한일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스틸웰 차관보의 물밑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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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재선을 앞두고 동맹국의 안보비용 공정부담을 강조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호르무즈 호위 연합 참여도 압박할 가능성이 있어 정부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동맹국의 비용부담을 주장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목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우리는 우리가 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에 대해 분명히 해왔다. 나는 다른 나라들 역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사람들이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나라들도 단순히 세계의 안보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 나라의 안보를 위해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고 동맹국의 공정한 분담을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이에 대해 매우 분명히 해왔다“며 ”우리는 단지 유럽 파트너들뿐 아니라, 아프리카 나라들, 중동의 나라들,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에 의존하고 있는 아시아 나라들에 대해 높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정국가를 지목하진 않았지만 한미가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본격 착수한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정부가 받을 압박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미는 이날 미국 호놀룰루에서 내년 이후 적용할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2차 회의 이틀째 일정에 돌입했다. 구체적인 회의 내용은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미 측이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해온 만큼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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